(2)S-OIL, 잔사유 분해 설비(RUC/ODC) 및 스팀크래커/올레핀 다운스트림(SC&D) 공정

▲ 탈황공정(RHDS)을 거쳐 불순물을 걸러낸 잔사유를 원료로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핵심설비인 HS-FCC 시설.

잔사유 분해 설비 RUC/ODC 구축
울산내 48만5000㎡ 면적에 5조 투자
2018년 말부터 본격적 상업가동 개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높여 수익 제고
정유·유화 통합…미래 성장동력 확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추진
작년 사우디 아람코와 업무협약 체결
2024년까지 7조 투입 SC&D시설 구성
아로마틱·올레핀 강자로 입지 굳히고
年 평균 270만명 일자리 창출 등 효과

S-OIL 울산공장 내 잔사유분해공정(HS-FCC, High Severity Fluid Catalytic Cracking Unit)에는 높이 110m의 거대한 타워 안에서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고유황 벙커C, 아스팔트 같은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와 촉매가 빠르게 반응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이 생산되고 있다. 이 설비는 프로필렌 수율을 25%까지 끌어올린 신기술로 S-OIL이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했으며 원유보다 값싼 고유황잔사유를 사용해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탁월하다.

S-OIL 울산공장 관계자는 “신규 공장에 사용된 철골은 11만t으로 파리의 에펠탑을 11개나 만들 수 있고, 배관 길이는 약 2100㎞로 울산 공장에서 홍콩에 닿을 수 있는 길이이며, 전기통신선은 8200㎞로 울산 공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까지 갈 수 있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 신공법(큐멘)을 도입하여 부산물이 전혀 나오지 않아 경제성이 뛰어난 PO 제조 시설. PO는 자동차, 건축자재, 가구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기초원료로 쓰인다.

◇RUC/ODC, 국내 유화산업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S-OIL은 축구장 약 68배 크기인 48만5000㎡ 면적에 총 5조원을 투자해 RUC/ODC(복합석유화학 시설) 프로젝트를 착공한지 36개월만인 2018년 6월 마무리하고 시운전을 거쳐 그해 11월부터 상업가동을 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부적으로 하루 7만6000배럴 규모의 HS-FCC, 하루 6만3000배럴 규모의 잔사유탈황설비(RHDS), 연간 40만5000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제조공정, 연간 30만t 규모의 산화프로필렌을 비롯한 8개의 주요 공장과 처리공정, 제품 저장탱크 등이 구축됐다. S-OIL은 국내 정유·석유화학 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정유·석유화학 사업 통합과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석유화학 다운스트림부문에 본격 진입하는 혁신적인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핵심사업인 정유·윤활·석유화학 분야에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존경 받는 에너지 화학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 RUC에서 생산한 프로필렌을 중합해 연간 40만5000t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P 제조 시설.

◇석유에서 화학으로 지평 넓히는 행보 본격화,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잔사유고도화시설(RUC)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 프로필렌을 뽑아내는 설비다. 신규 고도화시설 완공 이후 S-OIL의 고도화 비율은 기존 22.1%에서 33.8%로 증가해 국내 최고 수준이다. 올레핀하류시설(ODC)은 잔사유분해시설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투입해 산화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같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RUC/ODC 프로젝트를 통해 S-OIL은 벙커C, 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값싼 가격에 판매되는 중질유 제품 비중을 종전 12%에서 4%대로 대폭 낮춘 반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했다. 특히 올 1월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황함량 규제 강화 등 저유황 석유제품 수요가 더욱 늘어나는 때에 선제적으로 최첨단 잔사유탈황시설을 가동해 고유황중질유 비중을 70% 이상 줄임으로 수익성과 운영 안정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S-OIL 관계자는 “석유화학 비중이 지난해 8%에서 13%로 확대되어 핵심사업 분야에서 사업다각화를 실현했고, 올레핀 제품이 종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해 37%를 차지하게 돼 파라자일렌(46%), 벤젠(17%)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S-OIL은 RUC/ODC 프로젝트를 잇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해 사우디 아람코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업무협약을 통해 S-OIL은 사우디 아람코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2단계 투자인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다운스트림) 프로젝트’와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로써 S-OIL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해 석유에서 화학으로 지평을 넓히는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 후세인 알 카타니 CEO는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는 것을 강조하며, 매달 공장을 방문해 현장 안전 점검과 함께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7조원 투자, 석유화학 2단계 SC&D와 TC2C 프로젝트 동시진행 글로벌 시장성장 구가

S-OIL이 RUC/ODC에 이어 석유화학 2단계 투자로 추진하는 SC&D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t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된다. TC2C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석유화학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사가 개발한 기술로 최적의 루트를 통해 원유를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다. S-OIL은 그 동안 초대형 프로젝트들을 통해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 다양한 신기술 및 공정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우디 아람코의 신 기술인 TC2C 상용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S-OIL 관계자는 “현재 SC&D프로젝트와 TC2C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각 공정 별 기본설계업무 및 검토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단계 프로젝트 건설 기간 동안 연평균 270만명, 상시 고용 400명 충원 등 일자리 창출, 건설 업계 활성화 및 수출 증대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OIL이 대규모 투자를 연달아 단행함으로 아로마틱, 올레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일대 지각 변동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OIL은 1·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로 약 12조원을 투자해 신규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IMO 2020 규제에 대비해 기존 공정 시설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질유수첨탈황공정개선(RHDS Revamping) 공사를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하루 3만4000배럴의 중질유 생산량을 4만배럴로 증설하는 이번 공사는 2021년 3월 완공 예정으로, 이를 통해 S-OIL은 IMO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020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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