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자극적 보도에 불안감 고조
불안·분노는 면역기능 떨어뜨려
언론, 비판 대신 희망 심어주길

▲ 한치호 마인드닥터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문자가 연일 들어온다. 감염원을 알려 주는 중요한 정보이다. 하지만 마치 어두운 그림자가 옥죄어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방송에서는 연일 증가하는 확진자 수를 고쳐 말해주고 마스크 대란을 보도하며 공동화된 시내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불안이 심해지며 건강염려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늘어난다. 입원 병실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분들에 대한 기사를 보면 내가 감염되어 치료를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공포는 정점을 찍고 분노가 치민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심리상태는 치료약물이 없는 신종바이러스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정신면역의학에서 심리와 면역기능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불안과 분노는 뇌와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안정감과 신뢰는 면역기능을 활성화하고 자율신경을 안정화시키며 심장과 폐의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여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올지라도 증상을 일으키지 않거나 후유증이 없이 가볍게 앓게 만든다.

작금의 불안과 불신의 사회분위기에 일부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강남성심병원의 이재갑 교수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서 현장에서 몸이 부서지도록 일하는 의료인들의 가슴이 무너진다고 하였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보를 세계에 주기 전부터 우리 질병관리본부는 ‘판코로나 법’으로 확진을 했기에 진단키트를 이처럼 빨리 만들 수 있었다고 하며 정부를 불신하지 않도록 부탁하였다. 조선일보는 2월25일자 A14면에 톱기사로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 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마스크 생산 분을 가장 많이 가져간다”라는 내용의 비판기사를 크게 보도하였다, 그리고는 면 귀퉁이에 “신문 구독료 자동이체하면 마스크 3개를 드립니다”라는 알림을 실었다. 마스크를 충분히 사 놓았던 것이다.

언론의 비판기능은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우한코로나(폐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 신문처럼 대안과 화합보다 비난을 위한 비판의 보도행태는 개선되어야 한다. 교역과 왕래가 가장 잦은 나라로부터의 바이러스 감염은 차단하기 불가능하고 이처럼 무섭게 퍼지는 전염병은 처음 당하는 일이며 온 국민이 사용하는 소모품인 마스크이기에 구입 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피할 수가 없는 비상사태이다. 정치인들이 이런 사태를 이용하려는 것은 선거를 앞두어 피할 순 없다 해도 언론은 공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주길 부탁드리고 싶다. 너도 나도 코로나 보도를 많이 기획하면 기자는 할당량을 채우느라 시청자의 눈길을 잡는 자극적인 기사를 만들게 될 것이다. 특별편성하며 코로나만 보도하지 말고 중요한 지침을 짧게 자주 알려주며 완치된 사례를 지금보다 더 보여주어 희망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오후 2시 알림이’라 불린다. 매일 두시에 그날그날의 환자발생 현황을 보고하며 예방수칙 준수를 호소하고 있다. 분초를 아껴 이 일에만 매달리며 심력을 쏟아 수척해진 그녀를 응원하는 국민의 격려 글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3·1절 기념식 대신에 특별담화가 있었다. 대구에서 병실이 부족하여 치료를 받지 못하는 코로나 확진자들을 달빛동맹 형제 도시인 광주가 치료하겠다는 것이었다. 시민의 협조를 부탁하며 역사적 소임이라고 하였다. 가슴이 더워지는 느낌이다.

대구를 비롯한 지역에서 의료인들은 자기 역할을 넘어서며 희생에 준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성금을 비롯하여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유래가 없던 사태에 우왕좌왕 하던 정부도 이제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여 대책을 정비하고 지역자치단체와 조율하며 난국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 우리 울산도 경증 확진자를 위해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하고 중증 환자를 위한 음압병상을 180개 확보하였다고 한다. 코리아가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예방수칙을 지키고 감염되어도 치유된다는 확신을 가지며 취약자를 위한 배려가 중요하다. 극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근간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파이팅! 한치호 마인드닥터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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