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감각적 사유 풀어내
절제미 담은 단시조 70편 실어

▲ 박영식 시인의 시조집 <편편산조>가 나왔다. 절제와 긴장, 직관과 여백의 단시조 70편이 실렸다.

박영식 시인의 시조집 <편편산조>가 나왔다. 절제와 긴장, 직관과 여백의 단시조 70편이 실렸다.

단시조는 짧은 형식을 통해 사물과 현상에 대한 전혀 새로운 해석과 명명을 경험하게끔 하는 유력한 양식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존재론적 발견을 하면서 가끔씩 차원을 달리한 해석의 문을 열게 된다. 이렇듯 박 시인은 짧은 형식의 정화(精華)를 통해 우리에게 특유의 감각적 사유를 안겨준다.

‘썩은 고목 밑에 살아 있는 난 한 포기/ 눈빛 씻는 파란 줄기 초승달로 휘어 떨고/ 물볕에 담근 꽃대가 천년 향을 사른다’-‘난’(蘭) 전문

‘세상에서 으뜸가는/ 제일 감칠맛이란// 단맛 쓴맛 매운맛/ 그도 그도 아니고// 정갈한 냉수 한 사발/ 오직 그것뿐이다’-‘무미’(無味) 전문

유성호(한양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책제목의 ‘산조(散調)’가 느린 속도의 진양조로 시작하여 차차 빠른 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로 바뀌어 끝나는 양식임을 고려할 때, 박영식의 단시조는 비록 존재론적으로는 느리지만 언어적으로는 순간적인 여백과 함축을 만들어내는 변증법적 과정으로 설명될 만하다’고 밝혔다.

▲ 박영식 시인

박영식 시인은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시조)에 당선됐다. 시조집으로 <백자를 곁에 두고> <가난 속의 맑은 서정> 등을 냈다. 김상옥시조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성파시조문학상, 한국시조문학상, 울산시조문학상, 낙동강문학상을 받았다. 서재 ‘푸른문학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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