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서 金
성인 국제대회 첫 우승 주목

▲ 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정재원이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했던 정재원(19·서울시청)이 드디어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정재원은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극적인 명승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7분47초06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스프린트포인트 6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쉽지 않은 레이스였다. 정재원은 레이스 초반 중위권에 머물렀다. 체력을 비축해 레이스 후반부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었다.

레이스 3바퀴를 남기고 변수가 생겼다. 네덜란드 장거리 간판 요릿 베르흐스마가 갑자기 속력을 끌어올렸고, 선두권과 2위 그룹간 거리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정재원은 있는 힘을 다해 베르흐스마를 따라붙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정재원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체력이 떨어진 베르흐스마를 제친 뒤 미국의 조이 만티아, 벨기에 바트 스윙스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였다.

승부는 아슬아슬하게 갈렸다. 정재원은 이를 악물고 마지막 힘을 쏟아내 스윙스(7분47초120)를 0.06초 차이로 누르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재원이 성인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월드컵 포인트 180점을 얻어 최종 포인트 462점, 세계랭킹 3위로 올 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 무대를 마무리했다.

정재원이 포듐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까진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많이 했다. 만 17세의 나이에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합작,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운 것까진 좋았다.

그는 매스스타트에서 적잖은 논란에 휩싸였다.

정재원은 대표팀 전략에 따라 페이스 메이커로 나서 이승훈의 금메달 획득을 도왔는데, 성적 지상주의로 인해 희생을 강요받았다는 시선을 받았다.

정재원은 풍파 속에 좀처럼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 사이 국내 장거리 1인자 자리는 엄천호(스포츠토토)가 꿰찼다.

올 시즌엔 조금씩 성장했지만, 국제대회마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으며 눈물을 삼켰다.

월드컵 1차 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정재원은 올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길고 길었던 무관의 아픔을 벗어던졌다.

한편 함께 출전한 엄천호는 7분47초680의 기록으로 5위 자리에 올랐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선 김보름(강원도청)이 8위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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