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개교한 울산대학의 역사는
한국의 산업화·울산발전과 불가분
지역사회 소통·혁신의 구심점 되길

▲ 정준금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행정학

‘코로나19’가 블랙홀이 되어 다른 이슈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를 기억했으면 한다. 1970년 문수산 자락에서 울산공과대학으로 출발한 울산대학교가 올해 3월16일로 개교 50주년을 맞이한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역발전에는 대학의 존재가 필수적이며, 선진국의 도시발전에는 예외 없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뒷받침이 있었다. 울산대의 50년 역사는 대한민국의 산업화, 그리고 울산 발전과 뗄 수가 없다. 국가공업센터로 지정된 이후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의 중심이었으며, 여기에 필요한 인적자원, 그 중에서도 고급 전문인력을 공급한 곳이 바로 울산대학교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교육과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울산대학교는 개교 이래 산학협력을 강조하여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양성에 힘써 왔다. 울산대는 독자적인 산학협력교육 모델을 개발하여 전국에 확산시킨 선도대학으로 평가된다. 산학협력을 중시하는 울산대의 전통은 울산을 한국의 산업수도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 80년대 중반 이후 종합대학으로 발돋움하면서부터는 울산사회에 제공하는 인력의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기존의 산업인력 외에도 정치, 정부기관, 언론, 금융, 서비스업 등 울산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울산대 출신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특히 울산대병원은 대형 전문병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울산시민들의 보건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도 울산대병원이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난 50년 동안 울산대는 울산시민들과 함께 하며 나름대로 울산발전에 기여해 왔다. 이제는 입학생의 절반 정도가 울산 외의 다른 지역 출신일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으며, 국내외의 다양한 대학평가에서도 높은 순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국의 대학들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울산대도 예외는 아니다. 만일 울산대가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며 미온적으로 대처하다가는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앞으로 다가 올 50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울산대도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지난 산업화 시기에는 제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했다면,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人材像)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이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교육과정 및 교육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또한 울산대는 지역의 대표적인 종합대학으로서 울산지역 지식네트워크(knowledge network)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울산의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어젠다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울산의 여러 분야 지식공동체(epistemic community)의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더 나아가 울산대는 울산의 일반시민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활동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도 도서관과 체육관 등 학교 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지만, 이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대학의 강의 등 소프트웨어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울산시민들의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울산대는 지역사회와 격리된 고고(孤高)한 성(城)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울산대 50년 역사는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항상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동시에, 지역의 이슈들을 선도하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지적산물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울산시민들이 울산대를 지지하고, 우리 지역에 울산대가 존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더욱 더 겸손하고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를 기대한다. 정준금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행정학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