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자 ‘찬공기 주의보’
아침-낮 일교차 15℃ 이상 벌어져
1℃ 내려갈때 혈압은 1.3㎜Hg 상승

최소 주 3회 혈압 측정 권장
기상후 1시간 이내·안정 후 측정을
30분전 카페인·알코올 섭취 말아야
가족력·당뇨병엔 더 철저한 관리를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
하루 소금량 6g 이하 저염식 추천
주중 5~7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
밤운동보다는 따뜻한 낮운동 권장

봄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봄 날씨가 시작된다. 그런데 12일 아침 최저기온이 1℃, 한낮 최고기온은 16℃로 예상되는 등 무려 15℃ 이상의 일교차가 벌어질 예정이다. 이처럼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 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혈관이 수축한다. 기온이 1℃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1.3㎜Hg 상승할 정도다. 혈압이 갑자기 변하면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와 함께 혈압관리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있다면 더욱 주의

정상혈압은 수축기 120㎜Hg 미만 그리고 이완기 80㎜Hg 미만이다. 수축기 130~139㎜Hg 또는 80~89㎜Hg은 고혈압 전단계이며, 그 사이는 주의혈압으로 정의한다. 고혈압은 수축기 140㎜Hg 이상 또는 90㎜Hg 이상이다. 혈압이 중요한 이유는 증상이 없다가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최소 주 3회 측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혈압을 측정할 때는 3~5분 앉은 상태에서 안정한 후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지 않은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카페인 섭취, 알코올 섭취,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가정에서는 아침에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이나 대변을 본 후, 식사 전, 고혈압 약물 복용 전에 최소 1~2분 동안 앉은 자세에서 안정 후 측정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동안 안정 후 측정해야 한다.

조기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을 가졌거나 흡연, 비만,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인 경우라면 더욱 철저하게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고혈압 환자는 1년마다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함께 공복혈당, 공복지질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흉부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 있다면 전문가의 진료 후 심장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안과 진료와 같은 중요 장기의 손상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의 처방에 따라 약 복용·중단

보통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140/90㎜Hg 미만이다. 단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는 목표혈압을 130/80㎜Hg 미만을 기준으로 한다.

약물 치료는 혈압이 160/100㎜Hg 이상인 2기 고혈압이나 주요동맥, 콩팥, 심장 등의 표적장기의 손상,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고위험 1기 고혈압에서 시작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이나 표적 장기 손상이 없는 1기 고혈압은 수개월간의 생활습관 개선 후에 목표혈압 이하로 조절이 안 된다면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다른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고혈압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콩팥, 혈관, 호르몬, 암 등의 다른 원인 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도 있다.

정 전문의는 “이차성 원인이 해결돼야 혈압이 조절될 수 있기에 조기 발견과 진단,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 40세 이전에 심혈관질환, 콩팥병, 당뇨병 없이 고혈압이 발견됐거나, 청소년기 이전에 발생한 고혈압은 이차성 고혈압의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심뇌혈관 질환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고혈압 약물 복용의 시작은 엄격한 기준이 있으며, 약을 중단할 때도 기준에 따라 전문가의 처방하에 결정해야 한다.

정 전문의는 “심뇌혈관 질환이 없는 1기 고혈압의 경우에는 한 가지 약제로 1년 이상 혈압이 잘 조절된다면 고혈압 약을 서서히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낮에 유산소 운동·저염식 실천

고혈압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정 전문의는 “일주일에 5~7회, 한 번에 30분 이상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하루 소금 섭취는 6g으로 제한하는 등 저염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보온이 잘되는 옷을 입어야 한다. 외출 시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 겹 더 챙겨 입는 등 평소 혈압이 높다면 보온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흡연과 과음도 피해야 한다.

정 전문의는 “니코틴은 혈압 상승과 각종 심혈관 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다. 평균 혈압이 조절이 잘 되더라도,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혈압과 맥박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흡연을 지속한다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간접흡연도 위험합니다. 고혈압 환자라면 알코올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높아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새벽이나 밤 운동보다는 햇볕이 따뜻한 낮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그는 “환절기에는 특히 심뇌혈관질환 환자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단다. 추운 환경에 갑자기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꾸준한 혈압 관리를 위해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주치의로부터 상담을 지속적으로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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