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정돼도 외국서 재유입 가능성 커
1인 병실·원격진료 등 중요성 증가될 듯
젊은이들 불안에 앞서 새 기회 준비해야

▲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매일 오전 10시가 넘으면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어제보다 새로 감염된 환자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그리고 어느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루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되었다.

가만히 되돌아보면, 수십 년간 유지해온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불과 2달 만에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음을 깨닫게 된다. 밖에 나갈 땐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고 사람들 간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대화는 가족 간에조차도 어색하게 되었다. 만남과 회식은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이며 다중이용시설은 혐오의 장소로 변해 버렸다.

진료실 풍경도 예외는 아니다. 추운 바람이 들어와도 환기를 위해 창문은 열어놓고 있으며 환자와 가능한 거리를 두려고 멀리 의자를 배치하고 있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해야 만 진료실 문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일부 의사들은 더 나아가 일회용 수술복, 장갑 그리고 고글을 착용하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

정부, 지자체, 의료기관, 기업, 종교단체, 소상공인 그리고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감염의 전파가 이러한 전심전력의 노력으로 조금씩 그 추세가 약화되고 있어 이달만 지나면 가시적인 희망이 보일 것으로 필자는 기대한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더라도 우리나라보다 방역체제가 허술한 동남아시아, 중동 그리고 지리적 특성상 유럽 그리고 미국 등에서 뒤늦게 신종코로나의 대유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외국으로부터 신종코로나의 재유입으로 인해 잠잠해진 국내 신종코로나 감염의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느 나라가 먼저인가? 얼마나 많이 감염되나? 그리고 사망자 발생율의 차이는 나라마다 있겠지만 전 세계가 신종코로나 감염 사태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올 여름은 지나야 전체적으로 안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신종코로나 사태는 지나간다. 이후에 우린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쉽지만, 아마 돌아가고 싶어도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 같다.

필자가 볼 때 지난 50여년 동안 이런 큰 난리는 처음 경험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종코로나 사태는 우리 사회에 분명한 변곡점으로 작용하리라 본다. 그럼, 주로 달라질 변화는 무엇일까?

신체적 접촉,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 다수가 밀폐된 공간에서 하는 모임, 대규모 밀집 쇼핑몰 및 교통수단, 단체 해외여행, 그리고 세계화 등의 전염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활동과 수단은 이전처럼 각광을 받진 못할 것이다.

반면, 비대면 활동, 가상 세계, 무인 시스템, 개인 공간 확보, 개방된 공간, 개인 활동, 배달 문화, 소규모 또는 개인 교통수단, 그리고 지역화에 대한 욕구와 선호가 높아질 것이다.

의료의 관점에서 본다면 1500병상이 넘는 초대형 병원,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대기 환자, 다인 병실, 그리고 신체적 접촉을 통한 진료법 등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떨어질 것이다. 반면, 지역거점병원, 공공의료기관, 여유로운 대기 공간, 1인 병실, 사물인터넷을 통한 헬스케어, 원격진료 등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그 적용 또한 당겨질 것이다. 이렇게 단언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신종코로나와 같은 사태가 앞으로 몇 년에 한 번은 되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위기와 고통은 항상 변화를 가져다준다. 변화는 안타깝지만, 중년 그리고 노년에겐 대부분 힘겨움을 의미한다. 그러나 변화는 새롭게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청년 그리고 마음이 젊은 분들은 그저, 공포와 불안에 휩싸여 있지만 말고 새롭게 다가올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또는 하고 싶은 분야가 이번 사태로 어떻게 영향을 받고 변화할지 곰곰이 생각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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