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 속도가 무뎌졌으나 국외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침내 팬데믹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CNN도 현재 상황을 팬데믹으로 규정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직 팬데믹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팬데믹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무려 100개국에서 환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는 국민생명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가경제의 근본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특히 울산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심장부이기에 더욱 위협적이다.

울산의 주력산업은 자동차·조선·화학이다. 이들 대기업들이 뚫리면 우리나라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2018년 기준 울산 제조업 종사자 수는 17만5990명으로 전체 산업 종사자(52만7085명)의 33.4%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제조업 종사자 비율(전체 2223만명 중 제조업 411만명)인 18.5%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가스·운수·금융·건설 등 다른 업종도 대부분 제조업과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울산의 제조업 의존도는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

만일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밀려온다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산업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특히 울산은 중국과 미국, 동남아 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자동차 부품과 석유화학 원료 등 글로벌 공급망은 붕괴되고 생산과 수출 시스템은 동시에 위기를 맞을 것이다. 또 글로벌 교역량은 급속도로 위축될 것이다. 대기업들이 흔들리면 중소 협력업체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10일 코로나19로 금융시장에 대응해 공매도 지정대상을 확대하고 금지기간도 늘리기로 했다. 필요하면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도 내놓겠다고 했다. 정부는 또 외환시장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만큼 세계경기가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고 있다지만, 앞으로 닥쳐올 국내외적 경제적 쇼크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보다 엄중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그 영향이 다시 우리에게 올까 봐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코로나의 세계적인 감염확산은 결코 먼나라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가 더 크게 확산될수록 경제 쇼크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특히 울산은 안 그래도 깊은 불황의 터널 속에 있는 상황이다. 울산시 차원에서라도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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