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수력학 프린팅으로 동전보다 작은 칩위에 36개의 전지를 직렬로 연결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사람 지문의 폭만큼 작아 전자 칩에도 일체화 할 수 있는 ‘초소형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해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이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UNIST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 교수팀이 전자 부품들과 일체화할 수 있는 ‘칩 형상의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작과정을 프린팅 공정으로 단순화하고, 프린팅 정밀도를 높여 부품 손상 없이 일체형 초소형 전원 시스템을 완성했다. 

커패시터는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전지)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리튬전지에 비해 순간 출력이 크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고, 반도체 제작공정을 이용하면 초소형화가 가능해 IoT 기기나 입는 전자기기 등의 부품과 일체화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소자 제작과정의 열이나 화학약품 때문에 일체화 과정에서 전자기기 부품 손상 우려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품위에 커패시터를 마치 잉크젯 프린트가 찍어내듯이, 출력해 제작하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이 방식의 경우 잉크가 분산되는 현상이 일어나 정밀도가 떨어진다.

연구진은 잉크젯 방식이 아닌 전기수력방식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극물질과 전해질을 잉크처럼 써서 부품위에 찍어내는 것은 잉크젯 방식과 동일하지만, 정적기적 힘으로 잉크가 번지는 현상을 줄였다. 일반 잉크젯 프린 기법은 잉크를 ‘뿜어내는’ 반면 전기수력학방식은 전기적 힘이 잉크를 뽑아내기 때문에 번짐이 적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해 동전보다 작은 칩(0.8㎝×0.8㎝) 위에 전지 36개를 만들고, 직렬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지들은 80℃의 온도에서 잘 작동해 실제 전자 부품의 작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도 견딜 수 있다. 또 이 전지들은 병렬이나 직렬로 자유롭게 연결 가능해 소형기기에 맞춤형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연구성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가 발행하는 다학제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3월6일자로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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