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일상의 균형이 깨지고, 지역경제와 교육체계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다시 일상의 삶을 그리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종코로나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기온이 올라가면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라는 ‘희망’이 널리 퍼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높은 온도와 높은 습도에 취약하다는 근거 때문인 듯 싶다. 실제 겨울에 시작돼 봄이 되면 끝나는 계절성 독감을 봐도 바이러스와 날씨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최근 고려대 예방의학과에서 바이러스와 습도, 온도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기온이 4℃, 습도가 20%의 조건에서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5일에서 최고 20일까지 생존한 반면, 기온을 20℃로 높이고, 습도는 40%로 올렸더니 바이러스 생존력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어쩌면 조심스럽게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 종식론’에 무게가 실려진 셈이다. 실제 2002년 12월 말 즉, 겨울에 시작된 사스도 이듬해 여름인 7월에 소멸되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가 과연 기온에 영향을 받아 통제가 될지는 결코 예단할 수 없다.

코로나19와 사스 못지않게 2015년 전 세계인들을 공포로 몰았던 전염병, 메르스가 그 반증이다. 메르스가 발병했을 당시 중동은 기온이 43℃가 넘는 기상조건을 하고 있었다. 즉, 메르스의 경우 바이러스 전파에 고온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에 메르스의 유행시점은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부터 겨울의 초입인 12월까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여름 종식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 날씨와 상관없이 바이러스가 계속 퍼질 수 있다고 여기고, 계속해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3월 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겨울과 봄이 줄다리기를 하는 불안정한 계절이기 때문에 기온변화가 크다. 특히 늘 36.5℃의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신체는 외부의 큰 기온변화에 스트레스가 커지고 이는 즉,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대비는 마스크이기도 하지만, 면역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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