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괴문서 사건이 일어난지 보름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선관위와 경찰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도대체 선관위와 경찰이 범인을 잡지 않는것인지 못잡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다. 시민들은 특히 괴문서가 증거를 남기지 않는 전파를 이용한 것이 아니고 문서로 전달이 되었고 또 전달이 된곳도 특정 지역이 아닌 여러 곳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찰과 선관위가 범인을 잡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선관위와 경찰이 발신처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발신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 했다는 얘기이다.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어 정치적으로 중요한 해이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이고 여·야 정치권 역시 공정한 선거없이는 우리 정치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면서 새해에는 공명선거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해야 하는 것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루어지지 않고서는 올바른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공명선거에 대한 열망은 울산시민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울산시민들 역시 올해를 공명선거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새해들어 발생한 괴문서 사건은 한마디로 대통령과 여·야 정당 그리고 시민모두가 다짐하고 있는 공명선거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말았다.

더욱이 괴문서는 울산에서 시장 예비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특정인들에 대해 호·불호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어 이 문서가 다음 시장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클것이 분명하다. 아울러 이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이다. 시장 선거는 앞으로 5개월도 넘어 남았다. 새해에 울산에서 발생한 괴문서 범인을 선관위와 경찰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찾아내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명선거는 대통령과 여·야의 약속만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공명선거를 해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하루 빨리 범인을 잡아 국민들에게 공명선거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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