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예술단체 공연 잇단 취소

교향악축제도 차질 불가피

대부분 국공립미술관 휴관

한국화랑협회도 매출 급감

온라인 전환 등 돌파구 모색

▲ 3월 문화예술계가 전례없는 기근을 겪고있다. 신종코로나의 영향으로 이같은 ‘보릿고개’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매출급감으로 마무리된 화랑미술제 장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문화예술계의 보릿고개가 길어 질 전망이다.

특히 신종코로나가 국내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도 무서운 기세로 확산함에 따라 3월은 물론 4월과 5월에 이르기까지 미리 예고된 내한공연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 하다. 대부분 미술관과 갤러리도 잠정 휴관에 들어가면서 예정된 전시나 대규모 미술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한국의 대표하는 국립예술단체 공연도 잇달아 취소됐다. 국립오페라단은 4월9일부터 12일까지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서부의 아가씨’ 공연을 취소했다. 올해 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초연작으로 오페라 팬의 기대가 컸으나 무산된 것이다. 앞서 3월 공연인 ‘백조의 호수’와 ‘호이 랑’을 취소했던 국립발레단은 ‘안나 카레니나’의 공연까지 취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다음 주 내려진다.

창단 10주년을 국립현대무용단도 올해 첫 작품 ‘오프닝’의 취소 여부를 고민 중이다. 공연예정일은 4월17일부터 19일까지다. 최근 서울지역 콜센터에서 100여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현재로선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최대 기대작이자 초연작이던 ‘산조’의 4월 공연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전국단위 오케스트라가 참여했던 교향악축제 역시 기로에 섰다. 울산시립교향악단의 경우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었다. 그래도 총 18개 단체가 4월 한 달 릴레이식 연주를 갖기로 했으나 뒤늦게 불참을 표한 단체가 나타난 것이다. 오프닝공연마저 취소되면서 이제는 교향악축제 자체가 차질을 빚는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내주까지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늘어나면 취소 공연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술계 역시 큰 타격을 보고 있다. 대부분의 국공립미술관이 잠정 휴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민간 갤러리들이 그나마 문을 열고는 있으나 작가들의 전시 기피가 이어지면서 미술시장마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한국화랑협회는 이번 신종코로나의 영향으로 전국단위 화랑별 피해금액이 평균 3500만원 수준이라고 12일 밝혔다. 협회 소속 150여곳 화랑 중 30%에 해당하는 45개 화랑이 응답한 내용이라고 한다. 한 화랑 대표는 “전시 연기와 취소로 인한 소득감소로 임대료와 고정비용에 대한 대처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경영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는 해마다 3월에 열리던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이 전격취소된 것도 큰 이유다. 울산을 물론 이에 참여하려던 국내 갤러리와 작가들이 한순간에 해외활로를 잃은 것이다. 2월 열린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 화랑미술제 역시 방문객 규모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매출도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갤러리들은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마스크 착용과 소독 등 기본적인 위생 관리 외에 사전예약제를 통한 단독 전시 관람, 현장에 방문하지 않고 작품을 보는 온라인 전시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지역 아리오소 갤러리는 서양화가 한은주 작가의 초대 개인전을 4월23일까지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주일 중 일·월요일 이틀간 휴관한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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