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경선은 예상 밖으로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남구갑에서 상호비방으로 인한 고소고발이 있긴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각 후보들이 대체로 SNS를 통한 자기홍보에 전념하는 추세다. 혹여 코로나19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진 유권자에게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문자를 보내는 등으로 정신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수시로 날라오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재난문자와 사사로운 정보에다 ‘선거정보’까지 뒤섞여 문자홍수로 인한 피로가 가중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울산지역 공천을 위한 미래통합당의 국민여론조사는 15~16일 실시된다. 박대동 전 의원이 단수공천된 북구를 제외한 5개 지역구에서 각 2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 이틀간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공천이 결정되므로 유권자의 관심이 절실하다. 중구는 박성민 전 중구청장과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남구갑은 이채익 전 의원과 최건 변호사, 남구을은 김기현 전 시장과 박맹우 현 의원, 동구는 권명호 전 동구청장과 정경모 변호사, 울주군은 서범수 전 울산경찰청장과 장능인 전 당대변인이 미래통합당의 경선후보다. 월요일인 17일 누가 웃을 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선거구는 남구을이다. 두 후보가 전직 시장과 국회의원이라는 똑같은 경력을 가진데다 인지도도 비슷한 ‘빅매치’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상대당 지지자가 역선택을 하려고 해도 어느 후보가 ‘약체’인지를 몰라서 그 마저도 어렵다고 할 정도다. 이번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인 재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도 본선을 능가하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 고수’답게 표면적으로 드러난 과열양상은 없다.

남구을 못지 않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중구에서도 전·현직 시구의원들이 편을 나누어 지지선언을 하거나 후보간에 정심(정갑윤 국회의원의 지지)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정도가 전부일뿐 비교적 조용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의원의 부인 박외숙씨와 김종윤 중구당협 사무국장이 격려차 두 후보의 선거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한 것을 두고 각 후보측이 지지의사로 확대해석하는 헤프닝이 빚어지기는 했으나 정의원이 공식적으로 누구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보니 금세 잠잠해졌다.

오히려 울산에서는 각 선거구마다 경선에 탈락한 후보들의 반발이 더큰 후유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이다. 정당한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겠으나 억지주장으로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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