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9개주서 2800명 넘어
여가시설 폐쇄·주말예배 취소
불안한 시민들 생필품 사재기
보건당국 “아직 정점 아니다”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첫 주말인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의 한 코스트코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14일(현지시간) 첫 주말을 맞았다.

AP통신과 CNN방송 등 현지 언론은 신종코로나로 인해 수백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가 금지되고, 각종 여가 시설마저 줄줄이 폐쇄되면서 주말을 즐기던 미국인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주말 예배 취소…대형 매장 곳곳 텅 빈 진열대

CNN은 이날 신종코로나 비상사태 선포 이후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됐다”고 전했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미국 프로농구(NBA)와 골프, 축구 경기도 중단됐다.

주말 예배를 취소하는 곳도 속출했다. 뉴욕의 가톨릭 대교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신종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예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휴교령 선언은 주말에도 이어졌다. 전날까지 버지니아 등 16개 주(州)가 휴교령을 발동한 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주도 다음 주부터 최소 2주간 휴교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휴교령이 확산하자 학부모들은 대체 보육 시설과 돌보미를 찾느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오리건주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AP통신에 “오늘 상황은 어제와 완전히 다르고, 또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빚어졌다. 비상사태 선언 이후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전날 오후 코스트코 등 대형 매장과 상점으로 달려갔고, 물과 휴지는 동이 나며 매장 곳곳에는 텅 빈 진열대만 덩그러니 남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주민은 CNN에 “식료품점에 사람이 몰리면서 계산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며 “직원들은 주말에도 영업한다는 안내 방송을 하며 손님들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49개 주에서 신종코로나 발병…보건당국 “정점에 도달 안 해”

미국의 신종코로나 환자는 2800명을 넘었다. CNN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지역 보건당국의 현황(동부시간 14일 오후 9시 기준)을 집계한 결과, 2816명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됐고, 사망자는 58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신종코로나 환자가 보고되지 않은 곳은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유일했다고 CNN은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신종코로나 확산 사태와 관련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신종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자를 중심으로 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심장부 백악관은 영국과 아일랜드를 미국 입국 금지 대상에 추가하면서 신종코로나 경계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신종코로나 태스크포스 회의를 진행한 뒤 언론 브리핑에서 미 동부시간 기준 17일 0시부터 영국과 아일랜드를 여행 제한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남미도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국경을 더욱 봉쇄했다.

에콰도르는 15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고, 과테말라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오는 이들의 입국을 추가로 막기로 했다.

콜롬비아는 16일부터 아시아와 유럽에서 머문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와의 육로 국경도 폐쇄했다.

브라질의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1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전날의 98명에서 12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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