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깜깜이 선거’나 다름없다. 거리에서 후보자를 보기도 어려운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후보자들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415번 시내버스에 캐릭터를 부착하는 등 시내버스 광고를 통해 총선 홍보를 시작했다. 총선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는 있겠으나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선거일이 아니라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라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다. 17일이면 사실상 후보자가 거의 결정되지만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선거기간 개시일인 4월2일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조용한 선거’가 계속될 전망이다.
어떤 면에서는 선거 비용과 사회적 혼란을 크게 줄이는 올바른 선거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활동을 거의 접어버린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의 후보가 누구인지, 누구를 찍어야 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얻을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후보자들이 수시로 보내는 문자와 선거공보물에 의존하거나 언론과 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 등이 정보의 중요한 창구가 된다. 예전과 달리 선거공보물과 토론회의 비중이 매우 커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선거공보물은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제공됨으로써 차분히 읽는 유권자가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방송 토론회는 대체로 방송시간이 시청률이 높지 않은 시간대에 배정되는 것이 한계다. 또 수시로 날아드는 휴대전화 문자에 대한 피로도도 적잖은 문제가 된다. 게다가 선거법은 후보자들의 신문광고마저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공공성을 가진 신문 등에서도 후보자를 만나기가 어렵다.
이처럼 ‘조용한 선거’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 소모적 선거운동에 피로감을 느끼던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아예 달라진 선거운동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제도적 개선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선거운동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