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엔 시설물 붕괴·낙석 등
봄철 안전사고에 철저한 대비를
교통사고·대형화재도 주의해야

▲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인간은 누구나 안전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자 하지만 예기치 못한 자연적 재난과 사회적 재난 등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환경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우리 모두는 지금 익숙지 않은 또 다른 환경에서 긴장하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 곁에 봄은 왔는데 그 여느 때와 다른 봄이다. 이맘때면 설렘과 희망을 꿈꾸던 봄인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재난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세상이 멈춰버린 듯 신종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고 이제 기약 없는 기다림에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예상하지 못했던 세계적 재앙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을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해빙기 봄철 안전이다. 지금이 해빙기 봄철 안전을 위해 점검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다. 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각종 안전사고가 많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봄철 해빙기는 2~3월로 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이며 지반이 얼었다가 녹기 시작하는 시기로 봄이 오기 전에 관리주체 별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지만 매년 해빙기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언 땅이 녹으면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옹벽, 석축, 담장, 절개지, 노후주택 등 시설물 붕괴, 전도, 낙석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특히 사회 기반시설 중에서 주의 깊게 관리해야할 곳으로 도로 옆 절개지, 낙석·붕괴 위험지역, 다리, 축대, 옹벽 등 자주 사고가 발생되는 곳으로 해빙기 건설현장과 함께 안전관리 대상으로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계에 의하면 최근 10년간(2008~2017) 해빙기에 발생한 붕괴와 낙석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총 72건이며, 41명(사망16명, 부상2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지만 절개지나 건설 공사장 등에서는 여전히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발생건수를 보면 절개지가 51%(37건)로 가장 많고, 축대와 옹벽이 20%(14건), 건설공사장이 18%(13건)순으로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 발생은 건설 공사장에서 85%(35명)로 가장 많다. 분야별로 관리 주체가 있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주택·아파트의 기초 침하나, 벽체의 균열이나 떨어져 나간 곳은 없는지, 누수 되는 지점이 없는지, 옥상이나 계단 난간이 견고한지, 발코니에 균열이 있거나 떨어져 나간 곳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주택과 주변의 축대나 옹벽의 배부름 현상과 균열이 없는지, 담이 기울어져 있지는 않는지, 어린이 놀이터에 설치된 시설물과 주차장과 경로당 주변에 문제점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시민들 스스로 생활 주변을 해빙기가 끝나기 전에 꼼꼼히 살피고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하게 확인하고 사고 우려가 있을 경우 관할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로 신고해서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여 나가는 생활안전 지혜가 필요하다. 실제 해빙기 봄철에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그 외에도 주의를 해야 하는 사고로 교통사고와 화재다. 봄철에 특히 졸음·주시태만 운전으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5~2019년) 봄철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 원인 1위는 ‘졸음·주시태만’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실제 차량이 시속 100km로 주행할 경우 1초에 약 28m 이동하고 4초만 졸아도 100m 이상 주행하기 때문에 졸음·주시태만은 운전자가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차량의 제동 없이 곧바로 충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졸음·주시태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차량 내부 환기를 자주해 차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어 졸음을 방지하고 1~2시간 운전 후에는 반드시 휴식을 취하는 등 운전자나 동승자도 교통안전수칙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화재사고도 주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봄철은 국지적 강풍과 동북풍이 잦고, 기후가 건조해 산불 등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봄철 화재 88%가 부주의 실화로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개개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종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들지만 해빙기 봄철 안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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