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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동북아 석유물류허브의 성공,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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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17  21: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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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병찬 코리아에너지터미널(주) 대표이사

최근 10년간 동북아 지역의 석유제품 소비량 증가율은 글로벌(1.6%) 대비 두 배(3.3%)로서, 이 지역 석유소비량은 세계소비량의 20%에 달하고 있다. 셰일가스 등 새로운 공급원이 등장하는 등 동북아 에너지 물류 환경은 더욱 역동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잠재적 경제가치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네덜란드와 싱가포르는 석유물류의 중요성을 일찍 간파한 나라들로, 대규모 석유소비지 인근에 석유제품생산 및 정유공장과 대규모 저장시설을 조성하여 국제 석유물류 및 거래센터로 육성해왔다. 이들 나라 GDP의 7~10% 정도가 바로 석유물류산업에서 비롯될 정도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은 수심이 얕아 대형 선박의 접안이 힘들고 일본은 태풍이 잦고 항만 물류비가 높아 경쟁력있는 국제 석유 물류허브를 구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이러한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중국과 일본이 환(環)황해권 물류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 터미널을 경쟁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점이다. 이들이 노리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굳이 여러 말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삼면이 바다에 접해있고 중국과 일본 같은 경제대국을 주변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주요 물류허브 국가로 나서기에 손색없는 입지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울산만큼 발달된 석유산업·항만 인프라와 깊은 수심이라는 천혜의 항만조건을 갖춘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울산에 물류허브가 자리 잡게 된다면 세계 어느 항구도시보다 훨씬 경쟁력이 높은 기술적·지형적 이점을 보유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하겠다.

정부에서는 울산의 이러한 입지적 우위에 주목하고 동북아의 석유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2008년 동북아 석유물류 허브사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3년 여수터미널이 완공에 이어 2014년 출범한 울산 터미널사업은 작년 11월 투자계약 체결 이후 2024년 상업운영 개시를 목표로 현재 시설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 터미널이 완성되면, 우리나라는 석유공사의 비축유 저장시설과 여수·울산의 탱크터미널을 연계한 대형 물류 축을 중심으로 중소업체의 중·소규모 터미널 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역동적인 석유물류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미래의 청사진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세밀한 작업들을 지금부터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건설 초기부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경쟁력의 요체는 ‘좋은 상품’과 ‘수준 높은 서비스’이다. ‘좋은 상품’의 핵심인 탱크의 ‘착한 임대료’는 탱크를 건설하기 위한 공사비, 부지 사용료, 운영비 등에 따라 결정된다. 건설공사비는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운영비는 주변의 나라와 비교해 볼 때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며, 부지사용료는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곳이기 때문에 더 높을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수준 높은 서비스’ 측면에서는 화주들인 고객의 관점에서 네델란드와 싱가포르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와 절차를 쉬운 것부터 순차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국제 트레이더들이 울산항에 몰려와 새로운 큰 장터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당사자들이 지혜를 모으고 국정과제 본래의 취지에 맞게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올 초 타계한 울산출신의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는 123층 잠실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하는 실무진에게 “시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과 수준 높은 서비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 했다고 한다. 우리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울산이 동북아 물류허브 중심으로 거듭나고 전 세계의 물류선박이 앞 다투어 울산으로 몰려드는 새로운 큰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겠다. 문병찬 코리아에너지터미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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