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제조혁신·성과 위해
제조 공정별 문제해결 능력 갖춘
내부 전문인력 육성 반드시 필요

▲ 김기범 울산과학대 안전및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내수부진과 조업중단,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인한 대중국 수출 급감으로 최근 울산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되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보건이 그 무엇보다 최우선인 상황에서 또 하나의 걱정은 국가 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약화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혹시나 그 추진 동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

다행히 올해에도 제조혁신 지원 사업이 순조롭게 시작되었다고 한다.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과 업종별 특화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2020년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참여기업을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관련하여 최근 울산지역 스마트공장 구축 실무 책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정부 지원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우수기업들과의 인터뷰에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각 기업마다 생각하고 있는 스마트공장의 개념이었다. 기업들마다 생산하는 제품 그리고 공장의 규모와 설비, 생산방식 등이 제 각각인 상황에서 과연 스마트공장을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는지가 필자의 첫 질문이었고, 그 질문에 숨겨진 의도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각 회사들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이 명확히 정의 내려져 있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해당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하는 참석자는 없었고, 심지어 필요하지 않는 솔루션이 도입되었다는 푸념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진 두 시간 동안의 인터뷰 내내 스마트공장 구축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필자는 ‘자사의 문제를 남에게 맡겨 해결하는 데서 비롯한 오류’ 라고 결론 내렸다.

왜 이런 오류가 발생한 것일까?

물론 생산성 개선을 위한 모든 솔루션을 기업 스스로 개발, 구축 그리고 실행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자사의 문제점, 특히 생산 현장의 문제는 그 누구보다 현장에 있는 근로자가 잘 알기 마련이다. 다른 말로 얘기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역시도 현장에 있는 근로자 그리고 생산현장의 관리감독자가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즉 컨설팅 회사, 솔루션 공급기업 그리고 지원기관의 의견은 단지 참고 자료로 활용을 해야 한다.

우리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스마트공장의 수준 및 범위를 스스로 판단하고, 그 목적에 맞는 추진과제를 도출 및 실행해야 한다. 요산성 개선 그리고 더 나아가 제조혁신 활동 전반에 걸친 리더십과 추진력은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자 하는 공장과 기업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제조 공정별 문제점이 무엇이고,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으며,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내부 전문인력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장의 작업자 그리고 공정 관리자는 제품을 생산하는 개별 공정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생산라인의 관리감독자는 좀 더 넓은 시야로 전체 공정을 생산성을 조율하고 최적화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장장 및 생산을 총괄하는 임원은 공장 전체를 대상으로 생산의 흐름과 성과지표를 관리하는 한편 자사의 제조혁신 전략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직무 수준 그리고 직급별로 차별화된 직무교육을 통해 현장 개선, 생산성 분석, 운영 최적화 등의 기본적인 방법론을 습득하고, 이와 더불어 국내외 선진 제조기업의 혁신 활동 그리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제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등에 대한 벤치마킹 등을 통해 혁신활동을 위한 시야를 넓히고, 고민의 깊이를 키워야 한다. 내부 인력에 대한 역량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성 개선 활동이 추진되어야만 지속 가능한 제조혁신 활동과 그에 따른 성과가 확보될 것이다. 김기범 울산과학대 안전및산업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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