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 4개월 앞두고
올림피언들 비판 목소리 높여
“상황 악화에도 IOC 입장 여전”

▲ 지난 17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올림픽반지 앞에서 보호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IOC는 2020년 도쿄올림픽 관련 화상 회의를 열기 전 집행위원회를 따로 개최해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을 정상 개최하겠다고 발표하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무책임한 태도라고 반발했다.

IOC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와 신종코로나 관련 도쿄올림픽 화상 회의를 열기 전 집행위원회를 따로 개최해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IOC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4개월 남긴 현시점에서 어떠한 추측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극단적 결정을 내릴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8일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출신 IOC 위원인 헤일리 웨켄하이저는 즉각 “상황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책임하다”고 트위터에서 날을 세웠다.

그는 신종코로나 유행으로 훈련 시설이 문을 닫고,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지역별 예선 대회가 연기됨에 따라 선수들은 당장 내일 어디에서 훈련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관객들은 세계 각국의 여행 및 입국 제한 조처로 이동할 수 없고, 올림픽 후원사들은 어떠한 감성적인 마케팅도 펼칠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선 선수들이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이스하키와 소프트볼 캐나다 대표 선수로 뛴 위켄하이저는 아이스하키 종목에서만 4번이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리스의 카테리나 스테파니디도 IOC가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건강을 위험에 노출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테파니디는 12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도쿄올림픽 성화의 그리스 봉송 마지막 주자였다. 그리스 내 성화 봉송은 신종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고자 13일 중단됐다.

스테파니디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신종코로나의 대유행에도 IOC가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 결정 대신 선수들에게 계속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라고만 한다”며 “도쿄올림픽이 열리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플랜 B가 무엇이냐”며 대안을 내놓으라고 IOC를 압박했다.

세계육상연맹 선수 위원이기도 한 스테파니디는 “1월부터 현재까지 신종코로나 상황이 크게 나빠졌는데도 IOC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안을 알고 훈련하는 것과 모르고 대회를 준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에 스테파니디의 견해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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