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종진 (재)울산문화산업개발원장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공주 급 글래머도 아닌 주근깨 말광량이 삐삐같이 편한 친구, 동네 웃긴 누나 캐릭터 울산큰애기가 전 세대에 걸쳐 요즘 트랜드에 딱 맞는 콘셉트로 뜨고 있다. 60년대 가수 김상희씨의 히트곡이 될 당시에도 순박하고 복스런 울산처자를 대표하는 캐릭터였고 성격 좋고 책임감 높고 부지런한 맞며느리 감이라 시어머니에게도 귀염 받을 이미지다. 요즘 울산큰애기가 문화콘텐츠산업의 정곡을 잡아가고 있다. 부자도시와 문화불모지라는 왜곡된 현실을 균형발전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뽀로로나 타요와 같이 캐릭터도 실제 사람 키우듯 오랫동안 지극정성을 쏟아야 한다. 비용은 물론 수년간 사랑과 애정을 담아야 비로소 캐릭터의 생명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지자체 공공캐릭터의 성공사례가 극히 드물고 선거직인 수장이 바뀌면 캐릭터의 운명도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고양이 캐릭터는 국내에서 한창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에 힘입어 공공캐릭터로서의 성공사례 1호를 장식하였다. 그러나 고양시장이 바뀌면서 상승세를 멈췄다. 캐릭터의 인기만으로 지금도 열심히 활약을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울산큰애기는 2015년 울산 중구 대표캐릭터로 탄생해 일찌감치 국내콘텐츠분야 캐릭터라이센싱 전문가들로부터 성공예감의 인정을 받았다. 기초단체장 교체에도 지속성을 유지해 공공캐릭터가 성장함에 있어 특별히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전국공공캐릭터공모전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유명걸그룹 씨스타 출신 윤보라 주연의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급부상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최근 유튜브스타 팽수(EBS)에게 도전장을 내고 캐릭터 특징 상 말을 하지 못하던 울산큰애기가 말문이 트이며 여러가지 코믹 엉뚱 에피소드를 펼치며 유튜브 채널방송을 시작했다.

울산큰애기 드라마는 방은희, 조연우, 이경실, 이경애, 허참 등 중견배우들이 대거 참여하였고, 남자주연에 연기파배우 장동주를 비롯하여 머슬퀸 이연화, 조용근, 이정현, 김단비, 최완수 등이 출연하였다. 특히 울산지역배우들도 대거 참여하였는데 이현철, 황성호, 김영희, 최설향, 차재민, 민용기, 진솔한 등과 아역배우 엄주연, 장해진, 표가현, 김시완, 김건호 등이 출연하였다. MBC전지적참견시점의 오대환과 매니저 김태훈이 까메오로 출연하여 간절곶과 중구일대 촬영지가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신참내기 중구청 공무원인 울산큰애기 강보람(윤보라)이 고복수가요제 홍보임무와 중구 대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미션을 받고 특유의 천방지축 오지랖으로 코믹연기를 펼친다. 그러다 어릴 적 돼지경석이라 불리던 친구가 심쿵하는 얼굴천재 훈남으로 나타나면서 상큼달달한 연애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스마트폰용 15분내외의 웹드라마가 새로운 인기매체로 떠오르면서 울산큰애기 드라마도 웹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작년 12월 MBC방송과 금년 2월에 네이버TV방송을 하였고 3월부터 유튜브채널 방송도 시작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아 1차로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수출을 추진 중에 있으며 동남아, 이집트 등 수출 대상국을 점차 늘리며 울산큰애기 캐릭터의 국제화에까지 매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모한 2019지역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유콘크리에이티브, 작가공작소가 컨소시엄으로 응모하여 선정되었고 울산시와 중구청이 지방비를 보조하여 성공적으로 제작 완료한 사업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공공캐릭터인 구마몬은 작년 한해 1500억엔(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울산큰애기의 성장가능성이 결코 구마몬에 뒤지지 않는다. 이제 울산중구의 공공캐릭터의 성격을 넘어 울산을 대표하면서도 야무지고 사랑이 넘치는 한국여성의 대표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울산에서 고래 캐릭터를 수 십 년간 수차례나 바꿔가며 키워보려 노력했지만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울산큰애기가 탄생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고 이와 같은 캐릭터를 다시 만들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말을 문화콘텐츠전문가로서 감히 하고자 한다. 미래에 울산큰애기가 갈 곳을 못 찾는 불행이 결코 일어나지 않도록 울산시 차원의 적극적인 육성의지에 불 지펴야 한다.

강종진 (재)울산문화산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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