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등 1분기 역성장 인정
국제신평사, 2분기도 ‘-’ 예상
JP모건 “코로나로 글로벌 침체”
경제 회복시점 여전히 예측불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부터 수출까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국내외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부터 수출까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미 올해 1분기 역(逆)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 등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점치면서 침체 진입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이 1년 안에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33%에 이른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해외 경제분석기관의 전망도 나온다.

22일 블룸버그가 경제분석기관 및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이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33%로 집계됐다.

이 확률은 코로나의 타격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2월에 들어서면서 20%, 3월에는 33%로 가파르게 높아진 상황이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스코샤뱅크로, 한국이 절반의 확률로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긍정적으로 전망한 곳은 침체 확률을 20%로 본 소시에테제네랄이었다.

경기 침체는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실질 GDP가 전기 대비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당장 올해 1분기부터 GDP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2%로, 예상을 뛰어넘었던 데다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1월20일 처음 등장해 1분기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분기 역성장은 정부와 통화당국도 가능성을 인정한 부분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하며 1분기 성장률에 대해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본다면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2~3월 실물경제가 크게 둔화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작년 1분기(-0.4%)에 못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건은 2분기 성장률이다.

영국의 정보제공업체 IHS는 한국의 올해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9% 감소하고, 2분기에도 0.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최근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 기술적 침체에 진입한 뒤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며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전 분기 대비 -0.6%, -0.9%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는 0.9%, 0.8%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아시아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며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0%로 낮췄다.

한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가 벌어진 1998년(-5.1%)뿐이다.

이외 43개 기관이 내놓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가중평균은 1.6%로 집계됐다.

경기침체 우려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감지되고 있다.

로이터 조사 결과 경제분석기관 41곳 가운데 4분의 3이 세계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80%로 집계됐다.

JP모건은 “2~4월 사이에 거의 모든 국가가 코로나에 감염돼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며 “역대 최장기간의 글로벌 확장세가 끝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BNP 파리바 역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것은 확실하다”며 향후 경제 회복의 시점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