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호주 등 세계 각국들
올해 올림픽 출전 불가 입장
지역선수들 IOC 결정에 주목
선수촌 머물며 개인훈련 집중

▲ 모리 요시로(森喜朗)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23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올림픽을 최초(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말할 정도로 우리가 어리석지 않다”고 말했다.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일본 내에선 ‘올림픽 연기를 기정사실로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쿄 AFP=연합뉴스

오는 7월 도쿄 올림픽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3일 처음으로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지난 4년동안 올림픽 출전을 바라보고 달려온 울산지역 국가대표 선수들도 IOC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울산시체육회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려있던 국제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개최 시기가 정확하지 않다.

앞서 울산시체육회 소속 선수들 중에서는 펜싱 종목의 박상영과 여자 복싱의 오연지가 일찌감치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상영·오연지에 이어 오는 5월까지 올림픽 최종예선 격인 세계대회를 통해 티켓 확보를 노렸던 수영 김수지, 레슬링 김민석·남경진(남구청), 양궁 강채영(현대모비스), 사격 안대명(북구청) 등의 선수들은 답답한 처지다. 체육시설 폐쇄와 세계대회 연기 등으로 인해 계획했던 훈련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양궁 강채영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출전 선수를 가리는데 선수촌이 신종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향후 일정이 불투명하다.

카누 조광희의 경우 오는 5월 태국에서 세계선수권 대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개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고, 수영 김수지도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출전이 가능하지만 대회 개최 여부를 알 수 없다. 선수들은 현재 진천선수촌에 머물며 일절 외출도 금지돼 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티켓을 딴 선수들도 그렇고 아직 결정이 안된 선수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라며 “일단 선수촌 내에 머무르면서 개인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모든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는 도쿄 올림픽 불참이나 1년 연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는 이날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불참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연기에 내재한 복잡한 문제를 알고 있지만 선수와 세계인들의 건강,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 이어 호주 올림픽위원회도 자국 선수들에게 2021년 여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고,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지난 21일 신종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도쿄올림픽 개최를 미루자는 의견을 담은 공문을 IOC에 발송하기도 했다.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도 같은 날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주장했고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콜롬비아 올림픽위원장도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 우려, 공평한 출전 기회 박탈 등을 이유로 올림픽 연기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에서 신종코로나로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블랑코 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선수들이 훈련 부족으로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쿄올림픽을 미루지 않으면 불공정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정세홍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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