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셧다운 상황 속출
현대車, 美 이어 인도공장 멈춰
기아도 가동 중단 초읽기 들어가
삼성·LG 현지공장 생산중단 상태
철강도 31일까지 공장 문 닫기로

▲ 현대자동차 인도 첸나이 공장이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멈춰 섰다. 사진은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중국에 이어 ‘제2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인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멈추면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공장이 연쇄 셧다운(일시 폐쇄)을 맞았다.

코로나가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심각해지면서 국경을 닫고 이동을 제한하는 나라가 속출하면서 ‘글로벌 셧다운’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밸류체인(가치 사슬)이 붕괴되는 코로나 사태로 수출이 주력인 한국 산업이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코로나에 대응해 이동 제한, 사업장 운영 중지 등 긴급 명령을 내리면서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주요 기업들의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이 멈춰 섰다. 인도 정부가 전날 코로나 발생 지역에 대한 사업장 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31일까지 차량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기아차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하는 등 인도 정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18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원 한명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31일까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 여파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19일부터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유럽 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23일부터 2주간 문을 닫기로 한 가운데 현대차 터키 공장과 러시아 공장도 언제 ‘셧다운’ 사태를 맞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노이다 공장을 25일까지,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을 21일까지 중단한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공장 중 최대 규모인 곳으로, 연간 1억2000만대를 생산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유럽 슬로바이카 TV 공장을 이날부터 일주일간 가동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 18일에는 미국과 캐나다 현지 삼성 체험 매장을 폐쇄했다.

국내에서는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스마트폰 생산라인 등을 일시 폐쇄한 바 있다.

LG전자도 노이다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위치한 생산법인을 이달 말까지 가동 중단한다. 마하라슈트라주는 오는 31일까지 이동 제한 명령을 내렸다.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푸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도 일부 생산한다.

전자업계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인도 내수 중심이라 수일 간 셧다운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코로나 장기화와 셧다운 확산에 대해 우려감을 호소하고 있다.

철강업계도 인도 소재 공장들을 닫았다.

포스코의 델리가공센터와 푸네가공센터가 31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현대제철은 인도 타밀나두주에 있는 코일공장과 강관제조공장을 같은 기간 중단한다. 현대차의 체코 공장과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이 2주간 셧다운하면서 협력사인 현대제철도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 확산세가 더욱 커지면서 기업들은 추가 셧다운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체들은 아직 현지 공장 가동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중단과 물류·운송 차질 등 여파가 나타나고 있고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셧다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 위기에 대응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공장 중단을 야기할 뿐 아니라 전후방 밸류체인을 붕괴시키고 소비도 위축돼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도 어렵다”며 “전례 없는 초유의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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