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등 변수속 수출국 다변화 필요
러시아·CIS ‘사업확장의 블루오션’ 부상
울산 청년·벤처 등 더 적극적으로 나설 때

▲ 하인성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올해는 우리나라가 러시아·몽골과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로, 정부는 2020년을 ‘신북방 협력의 해’로 정했다. 1990년대 북방국가와의 수교를 계기로 북방정책이 추진되었지만, 러시아 및 CIS와의 교류는 부족하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의 출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등 신북방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흐름이 나타나면서 신북방 국가와의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한-러기업협의회 출범, 한-러 9-Bridge 추진, 신북방정책-일대일로 연계 등 신북방지역 진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편, 필자가 소속된 중소벤처기업부를 포함한 중소기업 유관기관도 신북방국가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작년 4월, 우즈베키스탄과는 ‘중소기업 협력에 관한 MOU’로 양국 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를 증진하고, 카자흐스탄과는 ‘한-카자흐스탄 기술교류 활성화를 위한 MOU’를 통해 기술교류센터(KKTE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중소기업도 신북방국가 진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신북방지역은 인구 2억9000만명, GDP 2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특히, 유망한 분야로는 의료기기, 화장품, 기계설비, 의약품, IT/SW, 플랜트 건설, 프랜차이즈 등으로 다양하고 진출국에서 선도 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자 ‘사업확장의 블루오션’이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일본 수출규제 등과 같이 예견하지 못한 불안 요소가 발생하면서 수출국 다변화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중소기업이 신북방지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선행해야 할 것은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정세 및 산업·경제 정책 등 현지 추세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다. 최근 신북방지역 국가들은 수입 대체화 정책과 제조업 육성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외국제품의 수입을 줄이고 자국 제품의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완제품을 수출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현지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생산, 인력 교류를 통한 공동개발, 현지 제조 인프라 구축에 대한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소재·부품·장비 등 제조 관련 업종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 같다.

특히, 유망품목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 부품이다. 울산에는 우수한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자동차 협력사들이 많다. 러시아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량의 한국산 부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의 현지 기업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 부품 수입보다는 한국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희망한다고 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푸틴 집권 3기인 2012년부터, 아시아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극동 러시아를 개발하는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8개의 선도개발구역을 지정하고 해당 구역 입주 기업에 대하여 세제 감면·인프라 설치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블라디보스톡을 자유항으로 지정하여 무관세 통관절차를 적용하고 외국인 무비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신북방 진출이 좀 더 용이해졌다. 그리고 우리 정부에서도 ‘한-러 경협포럼’을 통해 기업의 북방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요 프로젝트 수주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러 투자펀드’ 조성을 추진하여 중소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금융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술교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청년, 스타트업들의 창의와 열정이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 될 수 있도록 경협사업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울산의 청년·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신북방 진출에 나설 때가 되었다.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단순한 진출보다 미래의 청사진을 가지고 그들과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를 바란다. 하인성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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