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당리당략 위한 치킨게임 계속돼
맹자 ‘오십보백보’ 교훈 속 인의정치로
과거 오백년 붕당정치 되풀이하지 않길

▲ 김형석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장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각 정당들은 본선에서 뛸 후보들을 경선이나 단수후보 공천을 통해 마무리했다. 탈락한 후보는 경선과정의 후유증을 털어버리고 각 정당들이 추구해온 가치와 당헌, 당규를 준수하고 승복해야 할 것이다. 지난 정치경험으로 보자면 이를 승복하지 않은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지지도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짐을 우리는 보았다. 지금도 정치권에는 그런 이합집산의 군소정당들을 자기 소유물인냥 좌지우지하는 위정자들이 있다. 정치가 왜 존재하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봉사와 희생인지를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조금 손해보고 양보하는 것이 더 큰 것을 얻는다는 진리가 정치에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작금의 격변하는 세계정세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더욱 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역사는 늘 되풀이되고 인간의 삶 또한 그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현자(賢子)들은 지난 역사나 경험을 통해 그 위기를 극복하고 대처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정치가 어려운 즈음에 옛날 훌륭한 정치지도자나 선인이 살아 돌아온다는 상상이 절실하다. 필자는 그중에 한명을 소환하고 싶다면 단연 맹자를 꼽고싶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맹자의 양혜왕 상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양나라 혜왕이 맹자를 초청해서 부국강병의 현책(賢策)을 물어보자 맹자 왈 “저는 전쟁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고 다만 인의(人義)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혜왕 왈 “인의의 정치라면 세상 그 어느 임금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가령 하내(河內)에 흉년이 들었을 때 젊은이들을 모두 하동(河東)으로 보내고 늙은이와 아이에게는 구호 양곡을 나누어 주었지요. 그 반대로 하동에 기근이 들었을 때도 똑같은 방책을 폈답니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과인의 조치를 환영하는 것 같지도 않고 또 이웃 나라의 백성 수가 줄었다는 소리는커녕 우리 백성들만 빠져나가더란 말이오. 어찌하여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설명 좀 해주시오” 라고 말했다.

맹자 왈 “왕께서 전쟁을 좋아하시니 비유를 하나이다. 전쟁터에서 싸움이 시작되자 겁이 난 두 병사가 무기를 버리고 도망쳤다 합니다. 한 병사가 백보를 도망쳤습니다. 그러자 오십보를 도망친 병사가 그를 가리켜 겁쟁이라고 비웃었습니다. 임금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라는 물음에 혜왕 왈 “오십보나 백보나 도망친 것은 매 한가지 아니오?” 맹자 왈 “그렇습니다. 그 이치를 아신다면 백성들의 반응에 조금도 섭섭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전하가 펴고 계신 정치는 다른 나라의 경우와 오십보백보의 차이일 뿐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겁니다.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가혹한 노역을 없애고, 늙은이와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인의의 정치를 펴셔야 합니다. 그리하면 국력 또한 자연히 부강해질 것입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대부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선비와 서민은 ‘어떻게 하면 내 한몸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의리를 뒤로 하고 이익만 앞세운다면 더 많은 것을 빼앗지 않고는 만족해 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국회는 선거법을 개정했다. 이에 야당은 비례대표용 정당을 창당하고, 여당 또한 현실과 당원들의 투표를 명분으로 또다른 비례용 정당을 세웠다. 이로인해 여나 야나 당리당략에 계산서가 복잡하다. 어느 한쪽이 먼저 손해를 보지 않는 한, 당리당략을 위한 이 치킨게임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먼저 손해를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다시 돌아가 맹자의 가르침을 교훈으로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인의정치를 생각하여 먼 훗날 ‘오십보백보’의 한 예(例)가 되어 과거 오백년 붕당정치의 폐해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신종폐렴에 모든 경제, 사회적 활동이 멈췄다. 어쩌면 세계 대공황을 맞이할 수도 있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그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수도 있다. 중소기업의 근로자, 월세 걱정하는 자영업자, 사회적 빈곤층은 그 고통이 훨씬 더할 것이다. 우리민족은 대대로 나라가 위태로울 때 개인의 영달보다 나라의 안위를 더 걱정하고 희생한 저력이 있다. 정치도 이에 발맞춰 함께 헤쳐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형석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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