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조용한’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26~27일 양일간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일정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외국에 나가 있는 재외국민 투표가 4월1~6일까지 실시된다. 국내 선거운동도 4월2일부터 개시된다. 선거일인 4월15일까지는 꼭 20일 남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선거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저조한 투표율은 민심 왜곡을 낳는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소 감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특단의 준비가 필요하다. 투표소의 방역과 체온 측정, 손세정은 물론이고 2m이상 거리를 두고 줄서기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앞사람이 사용한 도장을 소독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선거종사자와 유권자들의 마스크 착용도 필수다.

민주주의에서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어디 있으랴마는 특히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평가적 성격을 띠므로 더욱 중요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정권심판’의 결과가 충실하게 향후 국정에 반영될 때 비로소 ‘선거=민주주의 꽃’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민의의 올바른 반영은 결국 투표율에 달렸다. 근래 총선투표율을 보면 17대(2004년) 60.6%, 18대(2008년) 46.1%, 19대(2012년) 54.2%, 20대(2016년) 58.2%를 기록했다. 2017년 대선은 77.2%, 2018년 지방선거는 60.2%였다.

선거 때 마다 연령대별 투표율 예상치를 두고 각 정당의 유불리를 점치곤 한다.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면 진보가 유리하고, 노인들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면 보수가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날씨와 경제 등 주요 이슈가 변수가 된다. 그런데 이번 총선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가장 큰 변수다. 유래가 없는 만큼 어느 정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우선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고 단체이동이 불가능해지면서 기동성이 떨어지는 60~70대 이상 고령층에서 투표율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미래통합당 등의 보수진영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반면 면역력이 약한 어린 자녀를 둔 30~40대의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므로 더불어민주당 등의 진보 진영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아무튼 코로나19가 투표율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만은 분명하다. 당국은 철저한 대비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투표장에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유권자들은 국민의 책무이자 권리인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