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제 설치 백사장 복원과 배치

경관훼손 관광명소화 사실상 포기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지적도 나와

울산 울주군이 나사해안 일부 구간의 침식에 따른 도로 유실 등을 막기 위해 해안 백사장에 테트라포드 설치를 추진한다.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한 나사해안 관광명소화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다는 의미로, 안전과 미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대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나사해안에 폭 40m 이안제 2기를 설치한 뒤 이안제 사이 약 200m 구간에서 해안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태풍이 올 때마다 이안제 사이로 거센 파도가 치면서 해안이 깎이고, 해안과 연결된 도로와 주택 등의 안전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군은 1차 추경에서 예산 2억원을 편성해 침식이 심한 이안제 사이 해안 앞에 테트라포드를 설치키로 했다.

문제는 테트라포드 설치가 이안제 설치 목적과 전면 배치되는 것으로, 군이 나사해안 관광명소화 작업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점이다. 당초 군은 이안제를 설치해 나사해안의 모래 퇴적을 유도, 백사장을 복원할 계획이었다. 또 주변 마을 벽화 리디자인 및 조형물 설치 등을 통해 나사해안을 예술문화거리로 재탄생시킬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안제 설치 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군의 계산이 꼬였다. 이안제 양측은 의도대로 퇴적이 일어난 반면 이안제 사이 구간은 침식이 극심해 해안과 맞닿은 도로 등의 안전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군의 계획대로 해안에 테트라포드를 설치할 경우 미관 저해는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이안제 설치로 해안의 경관이 훼손된 상태인데 테트라포드까지 설치될 경우 인공구조물이 난립해 해안 경관 복원은 물 건너 간 셈이다.

이에 테트라포드 설치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안제 해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안제 설치 전에도 해안 침식은 발생했지만 이안제 설치 후와는 속도 면에서 현저히 차이가 나는 만큼 현재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노력만으로도 해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실시설계를 통해 구조 검토를 완료한 뒤 해안의 안전성부터 확보하겠다”며 “시간을 두고 이안제 철거의 효율성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