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계약 업무 ‘멈춤’ 상태
시즌권 판매 등 주수입도 막혀
선수단 인건비가 가장 큰 부담

“현재 수익도 없고 모기업 지원금도 줄어들 형편이라 걱정이 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시즌 개막전이 무기한 연기되고 리그 일정 축소마저 불가피해지면서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를 호소하고 나섰다.

K리그1(1부리그) 12개 클럽의 대표자들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정규리그 일정 축소에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지 않아 개막 일정은 논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K리그는 ‘33라운드+스플릿 5라운드’로 치러졌던 기존 방식 대신 스플릿 라운드 없이 33라운드만 치르는 방식과 정규리그 22라운드에 스플릿 10라운드를 더 치르는 32라운드 방식 가운데 하나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개막전조차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K리그 구단들은 스폰서 계약은 물론 시즌권과 스카이박스 등 주요 수입원이 막히면서 ‘경영 압박’에 봉착했다.

더구나 구단의 가장 큰 ‘지출’인 선수들의 연봉은 계약 사항이라 선수들이 자진해서 삭감하지 않으면 줄일 수 없어 경영에 어려움이 쌓이고 있다.

◇“스폰서 계약 올스톱…시즌 개막해야 재협상”

최근 각 구단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스폰서 업체로부터 ‘언제 시즌이 시작될 것 될 것 같으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하기만 하다. 리그 개막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부분 구단의 스폰서 계약 업무는 ‘멈춤’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구단은 스폰서 업체들의 브랜드 노출을 위해 자체 청백전의 인터넷 방송까지 시도하고 있다.

구단 수익에 또 다른 한축인 시즌권과 스카이박스 판매도 적신호가 켜졌다. 팬들의 구단 충성도가 높은 일부 구단들은 지난해만 해도 이미 시즌권 ‘완판’으로 큰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리그 개막 일정이 연기돼 시즌권 판매가 중단된 데다 환불 요청도 고개를 들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구단 경영 악화에 커지는 ‘선수단 연봉 부담’

K리그가 개막조차 하지 못해 구단들의 수익이 사실상 ‘제로’인 상황에서 선수단 인건비는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구단과 선수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에는 천재지변에 따른 연봉 삭감 조항은 없다.

해외 빅리그 클럽들의 스타급 선수들이 신종코로나 사태에 따른 구단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연봉 자진 삭감에 나선다는 뉴스도 이어지면서 K리그 구단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연봉은 구단과 선수의 계약 관계인 만큼 구단이 일방적으로 삭감을 주장할 수는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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