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n번방까지 잔인한 4월
정치권 협치 실종 총선 밥그릇 싸움만
현명한 한표로 행복한 울산 만들어야

▲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미국 태생 영국의 시인이자 문학비평가 ‘엘리엇’(1819~1880)은 자신의 시 ‘황무지’에서 이같이 표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 세상이 ‘잔인한 사월’을 맞고 있다. 특히 국내 감염사태는 특정 종교집단의 예방 소홀에서 빚어진 결과로 경계선을 넘어 불신이 확산될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친교는커녕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고 있다. 바늘 구멍의 ‘취직농사’에다 집집마다 빠듯한 살림살이로 가뜩이나 설렁한 가족간의 웃음소리가 사라진지 벌써 두달째를 넘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1400만 가구에 4인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지급액은 가구원 수에 따라 다르다. 국민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받게될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를 놓고 4·15 총선을 보름 앞둔 가파른 상황에서 여의도 정치권은 제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정치권에선 국민들의 불안과 행복지수의 추락에 대한 관심사보다는 문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의 연장선에서 선거전 초반 기선제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총선이 있는 4월 국회는 사실상 ‘실종 국회’다. 그럼에도 총선에서 표를 계산한 치밀하고도 정략적 접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눈에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들’일뿐이다.

정치권의 이러한 행태에 ‘또 하나의 잔인한 4월’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성착취 비디오 ‘박사방’사건. 완전 날 것으로 만든 생비디오 쇼에는 멀쩡한 정신병자 26만 여명이 드나들며 희희낙락거렸다. 악마에게 걸려 “제발 목숨만을 살려달라”며 절규한 여성들은 15세전후 미성년자에서부터 20~30대초반 성인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들 여성들의 생비디오를 보기위해 환장했던 ‘동업자들’의 가입비는 작게는 25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50만원을 훨씬 넘었다. 생비디오를 본 사람들 가운데는 일반 지식층에서부터 각계각층의 ‘이상한 넘’들로 가득했다고 사정당국은 전하고 있다.

수갑을 찬 채 검찰로 이송된 성착취범 ‘조주빈’의 민낯은 뻔뻔함을 넘어 당당하기 까지 비쳐졌다. 동시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사태에 감당하기 어려운 판국에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질감, 여기다 성도착 정신병자와도 같은 ‘조주빈’의 잔인함과 겹쳐 참으로 ‘너무나 잔인한 4월’과 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울산은 지금 어떠한가? 6개 선거구에서 총선 바람이 본격화 하고 있다.

국민위한 진정한 봉사의 꿈을 갖고 ‘준비된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총선 출마자체가 꿈’인 사람들도 없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거때만 되면 권력을 따라잡으려는 정상배들도 있다. 각종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뒤돌아서면 금방 거짓말로 탄로나는 현란한 혀놀림도 있고,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된 기자회견문과 각종 연설문으로 실천하지 못할 약속들도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을 농락하는 것이다.

울산경제가 반토막으로 추락한지 이미 오래전이다. 울산을 떠나거나 떠날 채비를 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번 총선은 ‘돌아오는 울산, 살맛나는 울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2020년의 바로미터다. ‘잔인한 사월’이 ‘행복한 4월’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행복을 스스로 찾을 수 밖에 없는 유권자들에 달려 있다.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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