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으나 지난 선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유권자들과 누가 더 많이 악수를 하느냐로 선거운동의 강도를 평가했던 과거와는 달리 후보자도 유권자도 대면을 피하고 있다. 세를 과시했던 중앙당의 출정식도 조촐하거나 아예 없었다. 대규모 출정식이 민심을 거스른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오후 1시30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을 지킵니다’라는 제목으로 조용하고 짧게 출정식을 가졌다. 야당심판론을 접고 코로나19로 인한 방역·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1대 국회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서 ‘코로나 일꾼론’을 부각했다.

미래통합당은 중앙당 차원의 출정식 없이 곧바로 각개전투에 들어갔다.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각각 이날 0시에 광화문과 동대문에서 출정식을 열고 황대표는 지역구인 종로로, 김위원장은 경기권역 지원에 나섰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가려진 진짜 경제위기를 해소하려면 경제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정권 심판론’을 앞세웠다.

울산에서는 중앙당과 반대로 더불어 민주당은 합동출정식 없이 각개전투로, 미래통합당은 오전 10시 태화로터리에서 후보자 6명과 지지자 50여명이 모여 간단한 합동 출정식을 가졌다. 민주당은 중앙당의 슬로건인 ‘국민을 지킵니다’에 ‘울산 재도약’을 덧붙였다. 통합당은 ‘못 살겠다 갈아보자, 바꿔야 산다’고 슬로건을 내걸었다. 중앙당과 울산지역 정서의 차이가 십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후보자들은 유권자를 찾아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거리에서도 식당에서도 유권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서로가 비대면 유세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다고 검증 없이 유포되는 일방적 홍보와 비방글의 SNS로는 올바른 판단이 어렵다. 공연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퍼 나르다가는 자칫 선거법 위반의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유권자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 선거’에서 유권자가 후보자의 역량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방송토론과 신문보도다.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겠다는 의식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는 유권자가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는 선거인 것이다. 선거방송은 3일 오후 8시30분 북구(울산MBC), 4일 오전 9시 중구(울산MBC), 5일 오전 9시 울주군(울산MBC), 6일 오후 2시 동구(KBS울산), 8일 오후 2시 남구갑(KBS울산), 9일 오후 2시 남구을(KBS울산) 선거구 순서다. 후보자보다 유권자가 할 일이 많아진 ‘코로나 선거’, 유권자 의식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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