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말썽 많은 야스쿠니 신사를 또다시 참배했다. 이는 일본 국내외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서 심지어 일본 언론들까지도 그 의외성에 놀라움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최근 야스쿠니 측으로부터 22일과 23일 열리는 봄 대제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가지 않겠다고 회답 했다고 밝힌 적이 있어 결국 거짓말까지 한 셈이 되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국내외의 빗발치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두 번씩이나 2차 대전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이유는 그의 강력한 정치적 후원 세력인 일본유족회 등 우파 단체들의 환심을 사고자 하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고집하는 더 깊은 이유는 아마도 군국주의 부활의 기수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데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참배가 유사법제를 국회에 제출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은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 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도발 행위와 관련해 우리로서도 심각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고이즈미의 행동이 한국에 대한 배려 부족 때문이라면 이같은 한국 경시를 가져온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 중등학교 역사교과서 왜곡,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어업분쟁 등 이른바 3대 현안으로 한국의 여론이 들끓었으나 우리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책은 일본을 전혀 변화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있다. 이는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한국이 별 수 있겠느냐는 고이즈미의 치밀한 깔려 있는 듯 해서 더욱 불쾌감을 갖게 한다.

 고이즈미 총리가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군국주의 부활에 앞장서는 것은 역사의 올바른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이웃나라들은 말할것 없고 일본 자신에게도 해가 되는 일이다. 또 그것은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오히려 해치는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 반면 우리 정부로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계속 한국을 가볍게 보고 무례를 범하도록 방치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존중을 받도록 만드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정부의 대응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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