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등 전국 2만여명 응시

발열체크·1m 간격 뒀지만

‘거리두기’ 기조 배치 논란

▲ 5일 울산공업고등학교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국가기술자격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중단됐던 국가기술자격 시험이 5일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수험생들을 1m 이상 떨어지게 하는 등 방역 조치가 있었지만, 전 국민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행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일었다.

5일 오전 10시40분께 찾은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공업고등학교 내 집념관.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는 ‘위험물기능사 실기시험’ 등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기술자격 정기 검정인 제1회 기능사 실기시험이 치러졌다. 시험을 주관하는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입구에서 수험생들 한명씩 체온계로 발열을 체크한 뒤 입실을 하게 했다.

한 수험생은 “코로나 때문에 시험이 연기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연기가 안돼 다행이다”면서도 “하지만 가족 등 주변에서 지금 이 시기에 시험을 치러 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해 내심 망설여 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울산공고 뿐 아니라 울산건축직업전문학교, 울산건축기술학원, 울산에너지고등학교, 한국폴리텍대학 등 7곳에서 기능사 654명, 기능장 972명을 대상으로 제1회 기능사 실기시험과 제67회 기능장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전국적으로는 두 시험에 모두 2만5245명이 응시했다. 기능사 실기시험은 전국 216개 시험장에서, 기능장 필기시험은 전국 44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결시자가 없다면 1개 시험장에 평균 97명의 수험생이 들어가는 셈이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은 수험생들이 각각 1m 이상 떨어지게 하는 등 방역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상황에 대규모 시험을 치르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노동부는 이번 정기 검정을 예정대로 치른다는 점을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수험생들에게는 공지했지만 언론 등에 예고하는 방식의 대국민 설명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노동부는 이번 정기 검정을 연기하면 일부 수험생이 국가기술자격 취득 지연 등으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쳐 연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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