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협의 거쳐 위치 확정
동해가스전 130도 동쪽에
민간투자사 풍황조사 위해
내달 부유식 라이다 설치
어민 수용성 확보도 청신호

▲ 자료사진

제2의 조선산업 부흥을 견인할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국·내외 5개 민간투자사가 다음달 일제히 부유식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원격 풍력자원 측정장비)를 설치해 풍황(風況·바람의 속도와 방향 패턴 등) 조사에 들어간다.  어민과의 협의 끝에 풍력 단지조성 위치까지 동해가스전을 중심으로 130도 동쪽으로 확정되면서 기업들이 본격적인 경제성 조사에 들어가는 것이다.

울산시는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과 에퀴노르(Equinor), 쉘­코엔스헥시콘(Shell-CoensHexicon), CIP SK E&S, KFWind 등 5개 민간투자사 컨소시엄이 오는 5월 라이다를 설치한다고 5일 밝혔다. 부유식 라이다 설치는 해상풍력발전단지 민간투자를 판가름할 중대한 절차다. 라이다는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예상 지역에서 직접 풍황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풍황자원 계측 장비다. 라이다로 수집한 바람 속도, 방향 등과 같은 중요한 풍황 데이터를 바탕으로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 환경과 생태계, 어업 영향과 설계 검토 등을 진행한다. 라이다를 통한 풍황 조사는 1년이며, 유관기관과 협업해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부유식 라이다를 사용해 풍황 자원을 측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GIG가 지난해 6월 동해가스전 서쪽 130도 인근에 설치했지만, 어민들의 반발로 바로 철거됐다. 군사작전구역에 포함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와 울산시는 어민들과 협의해 풍력단지를 동해가스전 동쪽 130도에서 EEZ(배타적경제수역) 경계까지로 수정하면서 위치적 불활실성이 제거됐다. 라이다는 5개 컨소시엄에서 14개를 설치한다. 4개 컨소시엄이 각 3개씩, 1개 컨소시엄이 2개를 설치한다. 부유식 라이다 설치비용은 1개당 30억원이다.

단지조성 사업에 대한 초기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민간투자사들이 서울에 설치한 한국지사를 울산으로 이전하는 것을 타진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3개 컨소시엄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조원경 울산시 경제부시장도 최근 GIG 한국지사(서울)를 방문해 울산 이전 등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최대 난제로 꼽히는 어민 수용성 확보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지난해 6월 결정한 반대대책위원회는 “부유식 단지가 들어오는 지점은 황금어장”이라며 “해양생물 서식지 파괴로, 어획량이 감소될 수 있다”며 주장해 왔다. 정기적으로 가진 반대위와의 간담회에서 울산시는 절충점 확보에 근접했다. 울산시는 “어민들과 협의가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1년간의 풍황조사가 끝나면, 내년 5월 인허가 절차에 들어가, 2023년 착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유럽계 기업은 정책 결정을 그냥 내리지 않는다”며 “라이다를 설치한다는 것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부유식 풍력단지 조성사업이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개 컨소시엄이 제시한 사업 규모는 총 6GW다. 1㎿(메가와트)당 건설단가가 60억원으로 GIG의 투자규모 36조원에 달한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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