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희 한국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가 정지된 느낌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상점과 거리에서 사람들이 눈에 띄게 적어졌다. 이로 인해 실물경제 부진, 소비의 위축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돼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코로나 관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 민감하고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취업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통계청 2월 기준 자료에 의하면 청년실업률은 9%, 청년실업자는 38만명에 달해 코로나로 실업문제가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종코로나의 위기는 일학습병행 훈련도 피해갈 수 없었다. 외식 업종 참여기업은 확진자가 발생해 훈련이 중지됐으며, 개학 연기로 집체교육은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훈련 공백 최소화를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여러 가지 대안들을 내놓고 있다. 집체교육으로 인한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간 원격 강의 형태의 비대면 훈련을 인정하고 훈련이 연기되거나 중지된 경우 훈련기간 연장이 가능하며 연장기간 동안 훈련비용과 전담자 수당도 지급한다.

‘일학습병행 제도’는 신종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하고 청년과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일학습병행은 산업현장의 실무형 인재육성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도입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채용한 근로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체계적 교육 훈련을 제공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취업 연계형 교육훈련제도다. 일학습병행 참여기업은 사업 첫해인 2014년 1897개소에서 2019년 1만5000개소로 늘었고, 참여자는 9만명이 넘었다. 울산지역에서도 2019년 한 해 동안 126개 기업, 409명이 학습근로자로 참여했으며 올해는 신규 참여기업을 38개소 더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일학습병행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유용하다. 첫째,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은 배울 의지가 있는 구직자를 채용해 일과 직무교육을 병행하는 교육훈련제도이다. 기업은 채용된 학습근로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고 그에 따라 수반되는 비용과 직무교육에 필요한 훈련체계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부터 지원받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교육훈련 비용을 절감하고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둘째, 체계적인 교육훈련이 가능하다. 일학습병행은 산업현장에서 실무·기술 중심의 훈련을 실시하는 현장훈련(OJT)과 보완적으로 지식·이론중심의 훈련을 실시하는 현장 외 훈련(OFF-JT)으로 구성돼 있다. 현장 외 훈련은 기업의 업종에 맞는 훈련을 제공하는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울산지역에서는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울산과학대학교, 울산공업고등학교에서 실시된다.

셋째, 근로자와 중소기업 모두 상생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 제도는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학습근로자는 장기근속이 가능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직무역량이 향상됨에 따라 기업은 우수인력의 확보와 유지로 지속적 성장을 위한 동력을 갖추게 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은 2014년 첫 시행 이후 6년의 기간 동안 일학습병행을 통해 울산지역 산업의 근간이 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8월28일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일학습병행법)’이 시행돼 학습근로자의 권리와 체계적인 평가절차를 통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갈 수 있게 됐다. 향후 경기가 다시 활성화되고 고용시장의 안정이 오면 이들이 중소기업의 핵심자원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코로나로 인해 얼어붙은 중소기업 시장에 새로운 희망이 되길 기원해본다.

김정희 한국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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