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조범석 교수, 김태우 연구원, 김이영 연구원(왼쪽부터).
야구공 구종에 따라 공기와 상호 작용하는 정도가 다르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분자도 레이저와 상호 작용하게 되면 각각의 ‘회전 상태’에 따라 다른 운동 궤적을 가지는 것이 밝혀졌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자연과학부 조범석 교수팀이 레이저장(비공명 광학정상파)의 영향 아래서 비극성 분자(전하 분포가 균일하여 극성을 띠지 않는 분자)의 ‘회전 양자 상태’가 다르면 운동궤적도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분자는 레이저장이 없으면 각각의 ‘회전 양자 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회전하지만 자유롭게 회전하던 분자들이 레이저장과 상호작용하면 변화가 생긴다. 레이저장이 존재하면 비극성 분자도 유도된 극성을 갖게 되고, 그 정도는 회전 양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연구팀은 ‘회전양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분자정렬’ 효과를 고려 분자의 운동궤적 변화를 정확히 설명했다. 회전온도가 낮은 이황화탄소 기체 분자와 마주 보며 진행하는 동일한 레이저 빔 두 개로 만들어진 광학 정상파를 이용해 산란실험을 하고, 회전 양자 상태에 따라 변하는 분자 정렬 효과를 고려한 분자궤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험 결과를 해석했다.

회전이 거의 없는 야구 구종인 너클볼은 공기와의 상호작용이 강해 공의 궤적을 예측하기 힘든데, 마찬 가지로 회전온도가 낮은 이황화탄소 또한 분자정렬 효과가 커 운동궤적을 예측하기 힘들다. 공기의 흐름은 자연의 섭리라 예측하기 힘들지만, 분자가 정렬되는 정도는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분자정렬효과를 고려한다면 분자의 운동궤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4월3일자로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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