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신청 급증에 실업급여 신청도 가파른 증가세

 

올들어 1만3천여명 신규신청
3월 한달간 전년比 23% 늘어
전국적으로도 급격한 증가세
코로나여파 고용대란 우려도

#40대 초반의 가장인 A(울산 남구)씨는 얼마 전 자신이 다니던 학원으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원이 두 달 가까이 휴원을 하면서 경영난에 처한 원장이 A씨 등 강사 3명에게 권고사직을 했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30대 중반의 B(여·울주군)씨는 최근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B씨가 근무하던 남구의 아웃도어의류 매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매출부진에 올 들어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결국 버티다 폐점을 했기 때문이다.

산업수도 울산도 코로나 발(發) 실직 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실업급여 신청자가 최근 들어 증가세를 보이면서 실업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울산지역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만35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922명과 비교해 1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증가폭이 18.5%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증가폭은 낮으나 최근 들어 신청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울산은 올 1월에는 실업급여 신청자가 5959명으로 전년(6063명)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3월에는 4037명으로 전년(3265명)대비 23.6%가 크게 증가했다. 4월 들어서도 계속 증가추세다. 지난달 전국의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16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고용지청 관계자는 “울산은 2018년과 지난해 초까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자가 크게 증가했는데 올해 1월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기저효과 때문에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3월부터 증가세가 가팔라 울산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울산은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이고 노동조합 등이 잘 갖춰져 사정이 나은 편이나, 이 같은 사태가 길어지면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대기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고용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지역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건수도 이달 3일 현재 109건(고용유지조치 사업계획서 1357건)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되는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를 코로나 사태에 따른 고용 위기 지표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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