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울주군 해양관광개발종합계획 2차 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머물고 싶은 바다 울주’라는 비전 아래 서생면에 자리한 간절곶과 진하 바닷가에 대한 관광자원화계획이 나왔다. 간절곶은 ‘바람이 불어오는 곶’, 진하는 ‘낭만해변’을 콘셉트를 잡았다. 해양 힐링 스파, 글램핑 빌리지, 해양테마파크, 에코리움, 아쿠아리움, 해중미술관, 해안순환레일, 해양쇼핑몰센터 등이 제시됐던 지난해 8월 착수보고회에 비해서는 훨씬 성숙된 방안이다.

우선 간절곶에는 소망타워를 세우자고 한다. 70m 목조타워는 1층이 안내센터 2, 3층이 소원금고, 최상층이 전망대와 식음료 판매시설로 구성된다. ‘바람’을 소망이라는 중의적 의미로 해석하거나 ‘간절’을 소망으로 연결시킨 이미지 설정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듯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는 자연자원에 대한 성공적 해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간절곶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간절곶에 구조물이 세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기억하고 바라는 간절곶은 멍하니 오래도록 바다를 바라보다가 절로 간절한 마음이 우러나고,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온전히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우리나라 육지 해안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보며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는 곳이다. 어떤 구조물이든 무한대로 ‘텅빈 바다’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같은 감성을 북돋울 수 있어야 한다.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진하와 명선도에는 경관 조명과 포말 분수대, 바다오르간 등이 제시됐다. 바다놀이터 짚라인 해수풀장 등 오락시설도 제안했다. 시설에나 운영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물들이다. 바다오르간은 설치가 가능할 지도 알 수가 없다. 크로아티아의 항구도시 자다르의 해변에 건축가 니콜라 바시치가 설계한 바다오르간은 아직 다른 어떤 곳에서도 따라한 적이 없다. 용역사는 2개의 바다를 이같이 개발하는데 1984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적자가 뻔한 운영비까지 감안하면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진하는 해수욕장으로, 간절곶은 우리나라 육지해안 가운데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관광수요가 저조하다. 관광수요를 끌어올리려는 각종 계획이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는 2000년을 앞둔 9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셀수 없을 정도로 나왔으나 뒷걸음질만 계속하고 있다. 바다의 관광자원화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반드시 생뚱맞은 새로운 구조물이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Less is more’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가 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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