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자가격리자 619명
GPS 꺼지고 통화 안되면 점검
만일의 사태 대비 경찰 동행

▲ 8일 울산 북구청 공무원과 경찰들이 해외입국으로 인해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대상자를 현장점검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해외입국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한 새로운 방역대책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 북구와 경찰의 불시 현장점검에 동행 취재했다.

8일 오전 10시50분께 북구 안전정보과, 북구보건소, 중부경찰서 직원들이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자가격리자 2명을 대상으로 불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이들은 자가격리 앱을 설치해 관리를 받고 있지만 GPS가 꺼져있거나 자가진단서 미제출, 전화통화 미연결 등의 이유로 관리에 애로를 겪고 있었다. 미국에서 입국한 한명은 13일, 유럽 외 지역에서 입국한 한명은 17일 격리해제될 예정이다.

담당공무원은 현장점검을 알리지 않은 채 집 앞에서 자가격리자와 한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됐다. 재차 전화하니 부모가 받아 현장점검하러 올라가겠다고 얘기하고 거부 등의 불의의 상황을 대비해 경찰관 2명도 동행했다.

다행히 자가격리자는 집에 있었다. 부모는 담당자에 “밤새 영화를 보고 자다가 전화를 못 받은 것 같다“고 말했고, 담당자는 “집에서 같이 생활하니 공간 분리와 생활용품 분리 등 준수사항을 꼭 지켜달라”고 부모에 당부했다.

또 자가격리자에게는 “자가격리 앱에는 GPS가 꺼져있는 것으로 나온다. GPS 켜주시고 전화통화 연결도 잘 안된다. 전화를 잘 안 받거나 자가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번처럼 불시 점검이 또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가격리자의 GPS는 곧바로 켜졌다. 담당자가 관리하는 자가격리 앱에는 자가격리자 관리 목록, 이름, 자가진단서 제출여부(오전·오후), 격리지역 이탈여부 등 항목에 변화가 생겼다. GPS가 꺼져있을 땐 격리지역 이탈여부 항목에 ‘미확인’이라고 떴지만, GPS를 켜자 ‘정위치’로 바뀌었다. 이후 한 차례 더 실시한 현장점검에서도 자가격리자는 통신장애 등의 문제로 연락이 잘 안됐지만 이탈 없이 지침을 잘 지키고 있었다고 북구는 설명했다.

이날 기준 울산 내 해외입국 자가격리자는 총 619명이다. 자가격리 앱 설치율은 97.1%다. 설치하지 않은 2.9%는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시는 밝혔다. 울산시는 통신사와 협의,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에게 임차해주고 자가격리 앱을 깔아 관리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에서 자가격리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무단이탈하다 적발돼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는 사례는 67건, 75명으로 경찰은 이중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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