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일인 15일을 앞두고 10~11일 사전투표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전투표의 증가가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투표 참여 의향을 밝힌 유권자(93.6%) 중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사람은 26.7%였다. 지난 제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12.19%였다.

선거일인 15일 투표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별도의 신고없이 신분증을 들고 읍·면·동별로 1곳씩 설치된 투표소로 가서 투표하면 된다. 투표일에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투표소 가기가 꺼려지는 유권자라면 사전투표하는 것이 좋다. 사전투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권자 권리 행사’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이다.

투표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응답자 중 81.2%가 총선에 ‘관심 있다’고 답했다. 72.7%는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다’라는 응답자도 20.9%나 됐다. 투표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 총선 당시 조사 결과(70.8%)보다 10.4%p 상승했으며,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사표명도 지난 20대 총선 당시보다 8.8%p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율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에 스스로 기권을 하는 유권자가 있을 것이 분명한데다 자가격리자의 투표 가능성도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투표마감 시간 직전 투표소에 도착해 오후 6시 이후 별도로 투표하는 방안이 논의중에 있지만 일정시간 자가격리를 해제하는 등의 정부 결정이 뒤따라야 하고 별도 관리를 위한 인력배치 등 어려움도 만만찮다. 지난 1~6일 전 세계 85개 공관, 91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재외투표에서도 투표율은 역대 최저(23.8%)로 나타났다.

투표는 민주주의 건강성을 지키는 보루다. 우리는 ‘정권심판’이든 ‘야당평가’ 등 투표로 정치권을 심판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비례위성정당이라는 역대급 꼼수정치에다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막말·실언·상대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그래서 찍고 싶은 정당·후보가 없다고 하더라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투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정치의 중요성을 더 크게 깨달았다. 높은 투표율은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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