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4차례의 개학연기 끝에 9일 마침내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다. 4월에 온라인 개학은 대한민국 교육 역사상 유례가 없다. 70여년 교육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고3, 중3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가했으며, 16일엔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이, 20일엔 초등 1~3학년이 순차적으로 원격 수업에 들어간다. 원격수업 유형은 교사와 학생 간 화상 연결로 수업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직접 녹화한 동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3가지다. 교사에 따라 두세 가지 유형을 섞는 경우도 있다.

원격수업은 아직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것이어서 초기의 혼란은 피할 수 없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재난을 뚫고 38일만에 시작된 원격수업은 그런면에서 어떻게 보면 실험적, 모험적인 것일 수도 있다. 9일 시작된 원격수업은 그래서 많은 문제가 빚어졌다. 접속 불량에 영상·음성의 끊김, 학생과 교사 간의 소통불량, 학생들의 집중도 저하 등 한두가지 문제가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례의 연기 끝에 온라인 개학에 도달한 것은 교육을 결코 중단할 수 없다는 절박성 때문이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라며 “온라인 개학은 교육이 미래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처음 가는 길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은 분명 우리 교육의 자산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도는 OECD 국가 중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온라인 교육은 자기주도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원거리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미래교육 수단으로 꼽혀왔지만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온라인 개학이 시도되면서 교사와 학생들의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수준이 급격히 상승했다. 아직 문제점은 많지만 우리 교육이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학교 현장에서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혼란은 국민 모두에게 혹독한 시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을 잘 견디면 오히려 더 큰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이번 원격수업은 그 동안 뒤처졌던 교육 정보통신기술(ICT)를 한단계 향상시킬 큰 촉매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ICT 분야의 역량과 잠재력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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