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교육 등 주요 정책 만들어낼
일꾼을 뽑는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와
향후 정책 방향타 잡는 심정으로 투표를

▲ 남호수 동서대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아주 특별한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극심한 혼돈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이다.

대의제, 소수의 선출된 사람이 다수의 대중을 대신해서 대표가 되는 제도는 고대 로마와 그리스, 이슬람 초기의 아랍 등에서도 있었다. 다만, 당시 다수의 대표자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는 다수의 뜻을 전달하거나 실행하는 대행자 또는 일꾼에 다름아니었다. 선거 때만 되면 많은 정치인이 다수 대중의 ‘일꾼’임을 소리쳐 외치지만 그 약속을 믿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은 유난히 특권적이다. 국회의원은 각자 헌법기관으로 장관급의 대우에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에 최고수준의 세비, 입법활동비, 최대 7명의 보좌진 등 사회적 지위나 명예 등 여러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세계 3위 수준의 특권과 특혜를 누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국회의원이 국민의 심부름꾼, 일꾼의 역할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행태가 일반화되어가고 있다. 이제 다시 선거다. 심부름꾼은 아니어도 일꾼이라도 제대로 뽑아야겠다.

여하튼 이틀 뒤면 알 수 있다. 선출된 ‘일꾼’들에 의해 정치, 경제, 산업, 교육, 복지 등의 주요 정책이 향후 어떻게 펼쳐질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은 우리가 결정한다. 여기서 선거를 앞두고 장차 펼쳐질 몇 가지 관점, 그리고 이를 염두에 두고 투표에 임하는 것이 좋을 사안들이 있다.

우선 산업 경제적 관점이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정책, 그리고 주 52시간 근로제의 명암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 개개인에 따른 이해관계는 엇갈릴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으며, 향후 어떻게 조정 또는 발전될지도 주요한 포인트이다. 탈원전으로 대표되는 신에너지 정책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원전의 위험성과 대체재에 대한 경제성, 채산성, 그리고 물가에 중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 등의 요소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정책에서 부동산 가격은 점진적으로 잡아가면서 하락 시 소득 또는 최저임금을 연동하여 조정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 그래야 고용이 유지 또는 확대되면서 소득도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외교·안보 관점이다. 대북관계, 북핵 문제는 전쟁 없이 평화를 유지하고 나아가 통일을 추구하는 난제 중의 하나라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책 전개와 향후 어떻게 방향설정이 이루어지고 주변국과의 공조하에 비핵화를 도모해 낼지는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화와 통일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아울러 대미, 대일, 대중 관계의 설정과 협력체계 구축 또한 중요하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관계설정의 강약 또한 필요할 것이다.

세 번째는 사회혁신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주요국들의 선제적 대응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전 사회적인 대응은 일시적인 유행처럼 인구에 회자되다 사라져도 되는 그런 사안은 아님이 분명하다. 체계적으로 지속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이것이 실현되는 사회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사회의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균형 발전 또한 중요하다. 수도권 집중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여 이제는 물리적인 집중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서울 중심 사고가 팽배해 지고 있다. 교육혁신은 어떠한가. 한동안 이 중요한 혁신은 모든 국민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은듯하다. 세상은 변하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희화화된 선거법에 의해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의해 크게 개선되고 정말 바람직하게 바뀔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거대 양당의 정책을 조합해 보면 훌륭한 공통의 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모든 정책에서 너무 이질적이고 정반대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큰 선택의 고민을 안기고 있다. 아쉽지만 어쨌든 선거다. 남호수 동서대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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