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가 수그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일자리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등 각종 조사분석 기관의 지표를 보면 3월 통계수치에 벌써 그러한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지금의 이 난국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회복불능의 늪에 빠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IMF때 겪었듯 일자리 문제의 열쇠는 타이밍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데 가장 큰 걱정이 고용문제”라며 “지금은 고통의 시작일지 모른다. 특단의 대책을 실기하지 않고 세워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미 대량실업이 발생한 나라들이 생기고 있다. 한국도 실업급여 신청자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며 “경제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의하면 올해 2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빈 일자리’(구직자를 흡수할 수 있는 일자리) 수는 13만9485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318명이나 줄어들었다. 이같은 감소 폭은 2011년 8월(6만4377명)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고용 형태별로는 임시·일용직 빈 일자리 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고용노동부의 구직급여 지급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2585억원(40.4%) 급증했다. 지난 2월에 세운 역대 최대 기록 7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울산지역도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215억) 대비 13.9% 증가하며 역대 2번째 최고액을 기록했다. 울산지역에서 월별 실업급여 지급액이 가장 많았던 때는 지난 2018년 8월로 250억원이었다. 이 때는 대규모 조선업 구조조정이 일어났던 시기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고용이 무너지면 한국경제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지금 세계경제는 코로나19를 중심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수출·수입 자체가 막히고, 그러다 보니 일자리는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장 빨리 코로나19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의 선두주자로 나선다면 오히려 더욱 큰 기회 앞에서 설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마지막 총력전을 펼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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