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연 울산동부경찰서 여청수사팀 경장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각종 성착취물이 공유된 ‘N번방사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N번방 운영자는 미성년자 등을 협박하여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N번방에 이를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N번방에서 자행된 성착취물의 제작 과정은 특히 가학적이고 악랄하여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자는 N번방 입장에 대한 대가로 대화방 참가자들에게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를 요구했고, 참가자들은 그 비용을 지급하고 N번방에 입장했다. N번방 운영자가 참가자들로부터 지급받은 입장료는 최소 수 억원에서 많으면 수십 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가 급격히 발전하고 범죄도 갈수록 지능화됨에 따라 우리 경찰의 수사방식도 이에 대응하며 변화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N번방, 박사방 사건을 비롯하여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3월26일 지방청과 4개 경찰서에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을 창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연말까지 사이버성폭력인 텔레그램 등 SNS, 다크웹, 음란사이트, 웹하드 등 4대 유통망에 대해 특별단속을 집중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또한 동부서 특별수사단은 성 착취물의 제작자, 운영자는 물론 공유 유포하는 가담자, 방조자까지도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하여 엄정하고 단호하게 사법조치 하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피해자 심리치료 및 상담소 연계, 2차 피해 방지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한편 텔레그램 N번방에 유인되어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 중 16명이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N번방 가해자들은 그들에게 이른바 그루밍(Grooming) 범죄를 저질렀다. 미성년 자녀에게는 △낯선 사람에게 사진과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이유 없이 문화상품권 등 대가를 주려는 사람 거절하기 △SNS 비밀번호 자주 바꾸기 △조건만남 등의 위험성이 있는 앱 주의하기와 같은 예방수칙과 대처방법에 대해 교육이 필요하다. 피해 발생 시 부모 등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N번방 사건은 지금까지 발생한 음란물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성범죄 사건이다. N번방 운영자는 텔레그램, 암호화폐 등 새롭게 등장한 사이버 상의 여러 기술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범죄를 비밀스럽게 계획하고 이를 철저히 숨기고자 했다. N번방 참가자들은 공개되지 않는 공간에서 더욱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수준의 성착취물을 공유하고, 일부 참가자들은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가담하기까지 하였다.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을 적극 수사하여 처벌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이 또다시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우리 모두 다독여주어야 한다, 이제는 사람들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버 공간속에서 피해자들이 각종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지연 울산동부경찰서 여청수사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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