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봉희 울산광역시상인연합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다. 모든 시간이 정지되었고 일상이 사라졌다. 만나야 할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만나면 경계부터 해야 했다. 삶에 대한 한숨도 깊어지고 비로소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계는 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지만 코로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특히 시민들이 많이 찾는 시장의 경우 임시 휴장을 하며 코로나를 조기 종식하기 위해 동참하고 있지만 다수 상인들의 생계가 걸려 있어 마냥 휴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울산시 관내 시장은 등록된 34개를 포함해 55곳에 이른다. 각 상인회에 등록된 상인 회원은 약 4500여 명으로 적지 않은 시민이 시장을 일터로 살아가고 있다. 그 동안 상인들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면서 지역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상당수 시장이 임시 휴장에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상인들의 생계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영업 재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부 지역의 전통시장들은 영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드러내지 못하고 눈치보기식으로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울산시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4월부터는 ‘울산 큰두레’ 창단회의를 구성해 민·관 상생협력 방안 등 울산 큰 두레의 역할과 모금운동 등, 향후 계획도 확정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시와 구 군 단체장, 시의회, 경제단체, 금융권, 유관기관, 문화예술, 종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터의 소상공인들은 당장 체감할 만한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각 시도별로 소상공인 시장진흥센터 주관으로 소상공인 정책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데 대기 시간이 길고, 인터넷 신청의 경우 접속 5분여 만에 불통되는 등 자금 지원 신청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생계가 불안한 소상공인들로선 이러한 지원 정책에서도 소외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소상공인은 성별과 연령, 경험 등 구성원들이 매우 다양한 집단이다. 모든 대상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보증재단, 금융기관이 함께 하는 원스톱 시스템 서비스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울산시도 울산형 신종 코로나 경제 대응사업인 사회안전망 사각 근로자, 소상공인 지원으로 285억5000만원을 풀기로 결정했다. 고용대응 특별지원사업으로 1만3430명에 160억원, 청년일자리대책사업으로 900명에 11억5000만원, 기업의 고용안정 지원사업에 1990명에 14억원, 소상공인 지원사업에 1만명 100억원을 확정했다. 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사업장이 곧 생계이기 때문에 휴업을 하거나 가게 문을 닫으면 그 시간만큼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들 대책이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체감할 수 있도록 조속한 지원이 이뤄져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현재로선 신종코로나가 빠른 시일 내 종식되는 게 최우선이다. 지역 시장 상인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임시 휴장에 동참하고, 영업을 할 경우 점포 방역에 신경 쓰는 등 코로나 예방을 위해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새롭게 전개될 산업분야와 다양한 계층의 소상공인들의 변화된 사회의 모습, 미증유의 벼랑끝 경제위기가 걱정된다. 오랫동안 마스크를 써 본 뒤에야 침묵을 배웠고, 지난 세월의 내 언어가 너무 소란스러웠으며, 너무 쉽게 많은 말을 한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속한 기간 내 울산시민들이 밝은 모습으로 일상에 전념하고 기업과 시장이 활기를 찾아 상인들이 행복한 모습 찾기를 기대해본다. 한봉희 울산광역시상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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