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세포 내부의 산성도가 일반세포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낸 UNIST 자연과학부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특훈교수(맨 왼쪽) 연구팀.
UNIST(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특훈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 연구팀이 암세포 내부의 산성도(pH)가 일반세포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UNIST는 연구팀이 ‘표면에 전하를 띠는 리간드(Ligand)가 부착된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체를 구성하는 장기가 있듯 하나의 세포도 그 내부를 구성하는 소기관이 있다. 리소좀도 세포 소기관 중 하나인데, 이물질이 침입했을 때 이를 없애거나 못 쓰게 된 다른 세포 소기관을 분해해 다시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세포 내에서 ‘재활용 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주머니 형태의 기관이다.

그런데 리소좀 주머니 벽이 파괴되면 안에 있던 ‘쓰레기’들이 새어나오면서 세포가 파괴된다. 이 현상을 암세포에서만 나타나게 하는 항암제 연구가 시도됐으나, 아직은 정상적인 세포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산성 환경에서 결정화가 잘되는 금속나노입자를 이용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 산성환경을 띄고 있는데다 세포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아, 리소좀 내부에서 크게 자란 나노입자 덩어리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배출되지 못해 입자 덩어리가 점점 커지게 되고, 리소좀 막을 파괴해 세포가 죽게된다. 반면 정상세포에서는 덩어리가 점점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금속나노입자 표면에 부착된 양이온과 음이온의 비가 8대2일 때 최적화됐다. 양이온과 음이온의 비가 8대2일 때 세포내부의 리소좀으로 금속나노입자가 잘 운반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Nature Nanotechnology’에 3월16일자로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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