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야외시설 이용 늘어나
국가정원 중심 주변 공원 연계해서
휴식 가능한 다양한 공간 조성해야

▲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장 도시공학박사

일전에 필자는 경상일보 칼럼(2019년 7월10일자)에 ‘울산의 장점을 활용한 5차 산업혁명 준비하자’라는 기고문을 쓴 적이 있다. 주요 요지는 미래도시 울산을 위해 도시의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시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4차산업혁명으로 도시가 첨단화,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하더라도, 사람들은 친환경 및 인간 중심의 도시를 반드시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울산의 우수한 자연자원 및 공원을 중심으로 도시의 다양한 기능을 연계하여 첨단 도시기능과 자연자원이 함께 공유되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재택근무, 화상회의, 드라이브 스루 등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언급한 이상의 내용과 비슷한 의미의 기사를 구글이 발표했다. 구글은 지난 3일 코로나와 관련한 131개국 동선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은 교통시설, 식당 등에 방문하는 비율이 줄어든 반면, 공원이나 해변과 같은 야외시설 이용은 기존 대비 51% 늘어난 것으로 보고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자주 찾는 인근 공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배경은 약간 다르지만 자연자원, 공원, 오픈스페이스 등의 중요성을 잘 나타낸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원과 개방된 공간(오픈 스페이스, 녹지)은 공공의 편의를 제공하는 공공재로, 오픈 스페이스에 대한 접근은 시민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중요한 자원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특히, 사람들이 불안과 스트레스로 건강상 어려움을 겪는 현재와 같은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한다. 단순히 주기적으로 녹색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개방된 공간은 환자들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WLA, 2020). 이는 코로나에서 회복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코로나로 인해 대규모 단체모임을 방지하고자 거점 공원과 해변을 폐쇄하면서 대중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해외사례가 있다. 이러한 폐쇄는 대규모 거점 공원보다는 거주자들의 인근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내의 공원이나 오픈 스페이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도시의 밀도가 증가함에 따라 개방감을 주기 위해 주로 큰 거점 공원을 선호하고 의존하였지만, 이러한 사태를 볼 때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인근에 녹색공간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다양한 규모의 공원이 필요하고 이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WLA, 2020).

울산시는 태화강대공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정원도시를 표방하며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려 한다. 대부분의 사업들은 태화강국가정원을 중심으로 내부 콘텐츠 개발 및 인근 지역과의 연계성을 찾고 있다. 이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정원도시라면 태화강국가정원 하나로는 부족하며, 이러한 거점 공원을 지역 곳곳에 두고 거점 공원과 주변 지역들이 연계되어 울산시 전체가 하나의 공원으로 인식되어져야 그야말로 정원도시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에는 태화강국가정원과 같은 거점공원 외에도 시민들이 거주하는 인근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등 다양한 소공원들이 존재한다. 다만, 일부 공원은 조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혀 이용되지 않는가 하면, 공원이 꼭 필요함에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곳도 있다. 전반적으로 다시 한번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휴식할 수 있는 다양한 열린공간을 제공하고, 이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이점을 얻을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올해 기획과제의 하나로 ‘정원도시 울산의 방향과 전략’을 설정하였다. 진정한 의미의 정원도시 울산을 구축하기 위해 개념을 정립하고 다양한 세부 사업들을 발굴하고자 하며, 앞서 강조한 부분들을 염두에 둘 계획이다. 코로나로 인한 도시공간의 중요성을 되뇌이면서, 미래도시 울산의 방향을 정원도시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장 도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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