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합치면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민생당 등 범진보를 합치면 최대 180석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울산 선거는 달랐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대승한 것과는 달리 울산에서는 미래통합당이 ‘선전’했다. 미래통합당 후보인 중구 박성민, 남구을 김기현(4선), 동구 권명호, 울주군 서범수 후보 등 4명의 당선이 확실해 20대에 비해 1석 이상이 늘어날 조짐이다. 11시30분 현재 남구갑과 북구에서는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가진 미래통합당 이채익 의원과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당선권에 가까이 진입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패했던 김기현·박성민·권명호 후보의 설욕이 눈길을 끈다. 전국적 추세와 상당히 다른 이같은 결과를 두고 단순히 영남지역의 특색이라고 치부할 일은 분명 아니다. 울산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지역이면서도 선거에 있어서는 전국적인 분포도의 축소판을 나타낸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6개 선거구로 늘어난 17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살펴보면 한나라당 3석, 국민통합21 1석, 민주노동당 1석, 열린우리당 1석으로 나눠졌다. 18대에서도 한나라당 5석, 무소속 1석이었다. 19대에서는 새누리당이 6개 선거구 모두 차지했으나 국민통합21의 해산과 강길부 의원의 입당에 의해서다. 20대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3석에 그치고 무소속이 3석을 차지했다가 재선거와 창당으로 통합당 3석, 민중당 1석, 무소속 1석, 민주당 1석으로 재편됐다. 게다가 울산시민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과 5개 기초단체장 모두 민주당을 선택했었다. 불과 2년도 안돼 민심이 상당히 돌아선 것이다. 지방정부를 석권하고 있는 민주당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가장 먼저 되짚어보아야 할 부분은 지방선거 이후 인물을 키우지 않은 민주당의 안일함이다. 이번 선거의 민주당 후보들을 보면 타지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했거나 수차례 출마에서 실패를 거듭한 후보들이다. 인재육성을 위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반증이다. 자치단체장들의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중요한 이유의 하나다.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시정지지도 꼴찌의 송철호 시장은 물론이고 5개구군 단체장들도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내 편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적 쇄신을 통한 행정력 강화도 필요하다.

당선자들이나 미래통합당도 들떠 있을 때가 아니다. 21대 국회 울산지역 6개 선거구 당선자의 선수를 합치면 10~13선이 된다. 경륜으로는 20대(15선)에 못 미친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정갑윤, 4선 강길부, 사무총장을 역임한 재선 박맹우 의원 등 다선의원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전력 손실이 상당하다. 지방정부와 협조적 관계, 개개인의 역량 강화 등 전력 만회를 위한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음 선거는 2년 남짓 남은 지방선거다. 울산 유권자들이 또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 주민을 두려워하는 정치인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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