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 2개월 동안

울산 대표 복합문화공간들

문화공감 본연업무 게을리해

문예회관, 오늘 첫 온라인展

서예 등 소장품 75점 선보여

울산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책임 진 시구군 문화예술기관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새로운 기획사업 개발에 좀더 적극성을 띄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달째 이어진 지역문화기관의 잠정휴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비롯됐지만 한해 수백억씩 혈세가 들어가는 공공시설인만큼 감염우려 핑계로 뒷짐만 쥘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대안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온오프 울산아트플랫폼 채비에 나서라는 것이다.

이들 기관이 휴관 문패를 내걸고 문을 닫은 지 60여 일이 다돼간다. 지역에서는 ‘직무유기’라는 비난이 새나오고, 이를 제대로 감독못한 지자체의 역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지역에는 공연, 전시, 교육이 이뤄지는 5개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시 대표시설인 울산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중구문화의전당, 북구문예회관, 울주문예회관, 그리고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동구 현대예술관이다.

이밖에 울산박물관, 대곡박물관, 암각화박물관, 옹기박물관 등 역사유물기관도 있다.

그 중 지난 2개월 간 이렇다 할 대시민 프로그램을 선보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집회 금지를 당부하는 정부정책 영향이 작용했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장 집회를 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쌍방향 소통과 문화향유는 오히려 권장 사항이었다.

향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새로운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울산지역 문화기관들은 문만 걸어 잠근 채 새로운 대안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

영상콘텐츠 공유에 적극 나선 국공립 및 타 시도 공공시설과 비교되면서 시민들의 비난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에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지난 한 주 준비기간을 거쳐 17일부터 첫 온라인 전시회를 시작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소장품’전울산문예회관 내 3개 전시장에 작품을 걸어두고 이를 카메라로 촬영한 뒤 인터넷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해 뒤늦게 마련한 임시방편으로, 울산문화예술회관 개관이래 수집해 온 미술, 사진, 서예 등 총 75점이 전시됐다.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도슨트가 출연해 작품설명과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이에 앞서 회관은 지난 14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울산시립예술단의 공연도 공개했다. 회관 누리집 배너를 클릭하면 된다.

하지만 울산문예회관을 제외하고 박물관과 그밖의 기초지자체 시설들은 여전히 문을 걸어잠근 채 기약 없는 ‘폐점’ 상황을 유지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울산문예회관의 이번 온라인 서비스가 임기응변용 이벤트로 그치지않기를 바라고있다.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영상편집의 고품격화를 추구해 달라는 이야기다.

한 민간예술인단체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부재 때문에 민간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힘들다. 공공문화기관들이 적극 나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새로운 문화향유의 장을 만들어 달라. 아이디어를 모으고, 시범사업도 시도하면 좋겠다. 이를 선도적으로 추진해 지역사회 문예계가 동참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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