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준 울산시 장애인복지과장

4월이 되면 식목일, 청명, 벚꽃, 봄나들이, 곡우 등이 생각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꽃놀이를 즐기고 한식에는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친지들 간에 친목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처럼 4월은 봄이 시작되고 만물이 소생하는 달이어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달이다.

그 중 우리가 주목해야할 의미 있는 날이 있는데 바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이다. 2019년 12월말 기준으로 우리시 등록 장애인은 5만1000명으로 우리시 인구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장애인은 우리의 소중한 이웃으로, 또 가족 구성원으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새 봄의 한가운데에 ‘장애인의 날’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온 대지가 새 생명을 피워내는 것처럼 장애인들의 재활의욕을 높이고, 또 가까이 있지만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을 함께 생각해 보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로 장애인의 날은 40회를 맞이했다. 유엔총회에서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정하면서 ‘모든 국가는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여러 분야에서 충분히 이루고 다른 국민과 동일한 기회와 대우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며 신장하는데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이에 우리정부는 1972년부터 민간단체 주도로 추진해오던 ‘재활의 날’을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로 정하였고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의하여 1991년부터 장애인의 날은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장애인의 날이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동안 장애인 지원 관련 여러 법령이 제정되었고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장애인 정책과 예산이 확대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 및 사회참여 등에 있어 비장애인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어 왔다. 그러나 장애인 당사자들에게는 여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며, 개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더욱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장애인 정책은 의료, 직업, 교육, 생계보장 등의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장애특성을 고려한 맞춤형서비스 제공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중앙정부에서는 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1~6등급으로 나누던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였고, 장애인 시설 소규모화와 탈시설화를 검토하는 등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다양한 장애인들의 요구와 환경을 고려한 서비스 전달체계로 개편하고,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시도 중앙정부의 장애인복지 정책에 발맞추면서 장애인의 욕구에 부합하는 장애인 지원책 마련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는 장애인 생활안정 지원, 복지시설 확충 및 지원서비스, 자립지원 및 사회참여 활성화 등에 50여개의 장애인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밑바탕이 되는 일자리 제공과 직업재활, 주간활동지원, 직업능력개발훈련 등 장애인자립과 평생교육사업 등에 예산을 늘려 나가고 있다. 아울러, 장애인의 접근권과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조성과 장애인 편의시설 정비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신종코로나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장애인들이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 장애인주간 문화행사 등 장애인들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어 자칫 장애인들이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만 우리시 5만1000명의 장애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단 하루 장애인들을 예우하는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120만 울산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차별 없이 당당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지 않을까’생각해본다. 우리는 신종코로나를 겪으면서 느껴보지 않았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오늘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시의 장애인복지정책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점검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 같이 행복한 복지공동체 실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김효준 울산시 장애인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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