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인상 보다는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코로나 위기’에도 일자리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 노사가 함께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1년 가까이 임금협상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도 최근 조속한 교섭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이같은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로 인한 전 지구적인 경제위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노조원들이 살아야 회사가 살 수 있고, 회사가 살아야 노조원들도 살 수 있다는 상생의 정신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하겠다. 현대차 노조의 이같은 기조는 앞으로 울산지역 기업들의 노사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노조소식지를 통해 “독일의 금속노조와 사용자간 체결한 ‘위기협약’이 올해 임단협을 앞둔 현대차 노사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며 지금의 경제현실을 설명했다. 실제 IMF는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3%로, 한국은 -1.2%로 각각 예측했다. 또 현대차는 중동과 미국지역 수출 감소로 울산 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13일부터 4일간 임시 휴업을 한 바 있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과 인도, 멕시코의 모든 영업점도 문을 닫았다.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도 영업 중인 곳이 절반이 안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도 위기의식은 최고조 상태다. 최근 노사는 53차 교섭에서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자고 의견을 모았다. 노사가 이렇듯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는데는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세계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유가급락이 겹친데다 세계 교역의 위축세가 해운업계의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침체의 늪으로 다시 가라앉았다.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이 다 그렇지만 특히 현대차의 임금협상은 다른 업체들의 이목이 집중적으로 쏠리는 지표 역할을 한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인상 보다는 고용유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니 다행스럽다. 최근 IMF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1920~1930년대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침체로 진단했다. 대공황 시기에도 그랬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일자리다. 울산지역 기업들이 일자리를 얼마나 유지시키는가에 따라 울산지역 경제의 흥망도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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